이제 두나강 중간 지점까지 건너왓다. 우리처럼 많은 분들이 구경을 위해 온 것 같았다. 이 다리를 영국인이 설계했다는데 역시 영국적이라는 느낌이 조금은 든다.
다리 중간쯤에 서서 국회의사당을 살펴보았다.
국회의사당에서 왼쪽으로 난 다리의 아치도 모양이 훌륭하다. 이런 땅을 차지하고 천년 세월을 버텨낸 아시시아 유목계열 민족인 마자르인들의 용기가 대단하다.
숯불에 구운 빵을 팔기도 했다. 넓적하게 편 밀가루 반죽판을 둥글게 말아서 구운 뒤 소스를 발라서 판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거린다.
이 할아버지는 유리 세공품을 직접 만들어 팔고 계셨다. 하나 사려다가 참았다. 결국은 나중에 발라톤 호수 지대에 가서 컵 받침용 수예품을 하나 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리 건너 부다 지구쪽에서도 거리 예술가의 공연이 있었다. 이쪽 악단은 제법 그럴듯했다. 인파로 들어찬 다리를 벗어나 이제 드디어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부의 성, 마차시 요새, 왕궁 등 부다페스트 관광의 핵심지대를 방문하는 것이다.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교회는 서로 연이어서 붙어있다. 어부의 요새라는 말은 19세기 여기를 근거로 하여 어부들이 적의 침입을 막았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하얀색깔의 돌탑 7개가 자리를 잡았는데 이는 헝가리를 건국한 7명의 부족장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이웃한 마차시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 같았다. 이런 행사를 안볼수가 있나? 아무 관계도 없는 이방인이 호기심 하나를 충족시키려고 눈길을 돌려 커메라를 들고 따라 가 보았다. 신부가 이제 교회로 입장하려는 것일까?
하객들의 차림새도 말쑥하다. 여기서 결혼한다면 우리로 치자면 적어도 토박이 서울내기의 결혼식 정도가 아닐까 싶다.
잠깐의 눈요기를 끝낸 뒤 다시 어부의 성에 와서 부다페스트 시내를 살폈다. 강 건너편이 있는 건물이 국회의사당이다. 어느 나라나 국회 의사당 건물은 그럴 듯하다.
앞쪽으로 펼쳐진 부분이 강 이쪽편의 부다지구이고 강건너는 페스트 지구인데 우리들은 오늘 오전에 강 건너편을 헤매다가 온 것이다.
일곱개의 뾰족돌탑이 보인다. 누가 봐도 요새라는 느낌이 든다.
낮으막한 산이 둘러싼 평원 속의 도시 부다페스트!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 정도면 그럴듯하지 않는가? 유럽의 도시들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거대한 아파트 단지들이 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나즈막한 건물들이 주류를 이루어서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 같았다.
숲에 둘러싸인 도시는 아름답다. 아름다운 정도가 아니라 행복하다. 저번에 왔을땐 여기에서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들었었다. 그 영감님은 안보였지만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는 내 가슴속에 저장되어 있다.
국회 의사당 건물을 당겨서 찍어보았다. 건물을 둘러싼 첨탑들과 지붕, 창문들이 조화를 이루어 거대한 성을 이루었다.
지붕 밑 다락방에선 아직도 동화를 꿈꾸는 소녀들이 살지 싶다.
이제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여름날이지만 해가 기울면 왠지 으스스해지는 것 같았다.
앞에 보이는 탑이 삼위일체 탑이다. 여기 마차시 교회는 헝가리 왕의 대관식이 열리던 장소라고 한다. 이름을 교회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성당이다. 지금도 주일 아침에는 멋진 미사가 드려진다고 한다.
이렇게 찍고보니 이제 감이 잡히지 싶다.
마차시 교회의 삼위일체 탑 앞에서는 결혼 기념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내가 괜히 행복해진다.
결혼! 얼마나 멋진 낱말인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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