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는 두번째 방문이었다. 십년전에 한번 왔었고 이번에 또 왔으니 어찌보면 인연이 깊은 나라이기도 했다. 저번 방문때는 다뉴브 강변 부근만을 보았으니 너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시내를 샅샅이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강은 뒤질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게 어디랴?
한두쌍의 사람들을 내려다주고 난 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언덕위의 큼지막한 호텔이었다. 전화로 예약을 다 해두었으니 접수처의 포동포동한 아가씨도 쉽게 방을 내어준다. 방을 찾아가 본 위들은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에 놀라고 말았다.
부다페스트 시가가 눈앞에 짜잔~~하고 펼쳐지는데 이름다움이 보통이 넘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맛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여기서 맛본다. 사실 도나우 강변의 아름다움은 부다페스트가 제일 낫지 않을까 싶은데 여기서 보면 강 양쪽의 도시 전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횡재가 다 있다는 말인가? 그것 뿐이 아니다. 멜로우 무드(Mellow Mood) 그룹에서 나온 부다페스트 투어 가이드 소책자에 보면 우리가 묵게 된 호스텔 힐(Hill)이 자랑스럽게 소개되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자기네 그룹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시설이나 설비면에서는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묵게 된 방은 출입구 하나에 두개의 방이 있는 독특한 형식의 모습이었다. 욕실은 하나이지만 각각의 방을 쓰게 되어 있어서 4명이 묵기에는 더 없이 좋은 방배치였으니 이래저래 호사하게 생긴 것이다.
무엇보다 요금이 헐하다는 것이 좋았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컴퓨터 실도 무료사용이란다. "에헤라디야~~"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이럴 땐 밀양아리랑을 한곡 뽑아야 한다.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
밀양아리랑 아시는 분은 한번 맞추어서 해보시기 바란다. 딱 들어 맞아 간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보듯이 날 좀 보소."
이 가사 대신에 "와 이리 좋노?"를 넣어서 계속 부르면 되는 것이니 흥도 난다.
배낭을 매고 방을 찾아 올라가 보니까 그때까지 룸 메이드가 아직도 청소 중이었다. 룸 메이드라고 하니까 아리따운 아가씨를 생각하기 쉽겠지만 호호백발의 허리 꼬부라진 할머니 두분이셨다. 동작도 천천히, 느릿느릿 시트를 새로 깔고 베게도 털고..... 온갖 잡어로 한마디 천천히 해 주었다.
"매~~~앰~~ 슬로우 슬로우~~~ 오케이.
댕큐~~. 긋.
무차스 그라치아스,
메르시.
호아!!
당케!
고마워요. 할머니 최고!!"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 이럴땐 단어만 연결하는게 훨씬 편하고 의사소통이 잘 된다. 그리고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주니까 얼굴 표정이 환해지신다.
호텔 창문에서 밖을 보면 겔레르트 언덕이 환하다. 호텔 자체가 숲 속에 있고 언덕에 위치해서 조용하고 전망이 좋았다. 우린 이렇게 하는 일이 잘 된다니까.....
배낭을 풀어두고 짐을 대충 정리한 뒤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ㅎ 부장은 속이 좋지 않다면서 안나가시겠단다. 푸욱 쉬시도록 놓아두고 우리끼리 밖으로 나갔다. 샤워도 하고 쉬면서 한끼 정도 걸르면 속이 더 편안해질지도 모른다 싶어서 그러시라고 했다.
(여러분 잠깐만!!
글을 쓰다가 보니 어느덧 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뒷 부분은 이따가 다녀와서 오후에 올려드리겠습니다. 한글로 옮겼다가 나중에 복사해서 붙여보니까 줄 사이의 간격 조절이 어려워서 보시가 흉해지므로 이렇게 짧은 글이라도 올려두고자 합니다. 미안합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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