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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귀에 입이 결렸다!?

by 깜쌤 2005. 12. 9.

 

                            <지난 1학기 때 실과 실습 장면입니다>

 

정말 횡재했다. 목표를 달성하다 못해 그 목표를 뛰어넘었으니!! 평균점수가 97.7점인 것이다! 작년에는 95점이라서 96을 목표로 정했는데, 이걸 뛰어넘을 줄이야.. 비록 국수사과에서 3개나 틀리기는 했지만, 그게 어딘가!

 

어제 부모님께 알리니, 부모님께서도 흐뭇하신가 보다. 내가 잘했다는 의미로 맛있는 거 먹으로 가자고하니까 그러자고 하셨다. 메뉴는 스테이크.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스테이크도 나왔겠다, 아침에 첫눈도 왔겠다, 분위기에 딱 맞는 날 아닌가!

 

                               <이 글을 쓴 아이도 사진 속에 있습니다>

 

스테이크 집에 가기 전 우진이 옷 사러 옷가게에 갈 때, 어그부츠가 눈에 들어왔다. 대구에서 놓친 뒤로 얼마나 후회스럽던지.. 그래서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샀다. 음~ 마음에 들어~

 

스테이크는 보문에서 먹으려다가 시내에 온 김에 시내에서 먹기로 했다. 극장 앞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에. 하지만, 이것저것 섞어놓은 듯 했다. 스테이크 종류는 3가지. 햄버거 스테이크, 칠리소스 햄버거 스테이크, 닭고기햄버거 스테이크, 역시 나는 닭고기 햄버거 스테이크를 시켰다.

 

                       <남자 아이들도 음식 만드는 솜씨가 보통이 넘습니다>

 

드디어 음식이 나오고... 엉? 우진이도 닭고기 햄버거 스테이크로 똑같은데, 왜 닭고기 양이 다르지? 내껀 주먹만한데, 우진이껀 손바닥 만하잖아! 거기에다 1개는 햄버거스테이크, 하나는 칠리소스 햄버거 스테이크인데, 둘 다 햄버거 스테이크고..

 

 ‘이라냐(이렇게 하느냐의 경상도 사투리 표현)?’ 뭐 어쩔 수 없지. 그냥 먹을 수밖에. 그런데 여긴 확실히 스테이크 전문점이 아닌 것 같다. 아무 말도 않고는 구워 와서 입에서 살살 녹아야 할 스테이크가 안심처럼 약간 질기다. 구성도 그렇고.. 하지만, 안심처럼 쫄깃쫄깃한 맛을 느낀 수 있으니 괜찮다.

 

                               < 확실히 아이들은 가꾸는 대로 자랍니다>

 

시식을 해 볼까? 통통거리는 고기 살 한점을 조심스럽게 잘라내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매콤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칠리소스에 듬뿍 찍어내어 빠알간 스테이크 한점을 입안에 넣는다. 그리고 그 고기한점을 입안에 넣는다. 그리고 그 고기 한점에서 우러나오는 육즙과 쫄깃쫄깃 씹히는 맛, 그리고 혀끝을 자극하는 칠리소스와의 조화. 참으로 맛있었다.

 

거기에다가 수증기에 찐 물고구마에 칼집을 넣고, 그 위에 버터를 얹고, 그 버터가 고구마의 열기에 의해 서서히 녹아 노란 고구마에 흡수되려고 할 때, 고구마 한 숟가락 떠먹는 것이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직접 만든 음식입니다 - 케이크는 빼고요>

 

코로 고소한 향기를 느끼고 천천히 혀끝으로 버터덕분에 한층 강화 된 고소함과 담백함 그리고 달콤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입맛을 돋울 자극적인 피클 한 조각까지.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그런데, 닭고기는 영 아니었다. 칠리소스와는 어울리지만, 이상하게 질기고 내가 좋아하는 닭고기 맛이 별로나지 않았다.

 

여기 직원들은 지나칠 정도로 친절했다. 앞에 실수를 해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간에 서비스 정신이 투철했다. 거기에다가 40%세일 쿠폰도 주니,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업을 할 때는 나를 다시 필요로 하게끔 일을 해야 할 텐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다음 배치고사 때어도 좋은 성적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직도 아이들을 우습게 보시나요?>

 

 

위 글은 우리 반 여학생이 쓴 일기장의 내용입니다. 아이의 허락을 얻어서 올렸습니다. 읽기 편하도록 하기 위해 문단만을 나누었고 글은 거의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받침이 틀린 것 한두군데와 띄어쓰기가 바르게 되도록 너댓군데 손 본 것 빼고는 말이죠......

 

이런 녀석들은 너무 이쁩니다. 참, 커서 뭐가 될지.....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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