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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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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집으로~~

by 깜쌤 2005. 11. 1.

                                         <성도시 야경>

 

보병구 부근에는 좋은 찻집이 있다. 저번에 왔을 때는 찻집에 자리를 잡고 한잔 차를 시켜 마셨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치고 만다. 이퇴공원 안에는 이빙의 동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인물들의 동상이 줄을 지어 늘어서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중국 지도자들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심지어는 모택동이나 등소평, 강택민 같은 인물들도 여기를 다녀갔다는 증거를 남겨두었다. 


 분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좋은 분재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전시되는 분재들은 우리나라 전통분재와는 모습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크기도 대체적으로 큰 편이고 나무 모양도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손질해 두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우리들은 처음에 와서 보아둔 차 가게에 가보기로 했다.


 청성산은 중국 차 문화의 발원지라고도 알려져 있는 만큼 사천성에서 생산된 차의 명성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차에 대해 깊은 지식이 부족한 우리들인지라 여기저기 들러볼 수밖에 없었는데 주인이 어느 정도 성실하고 인상이 괜찮다고 생각되는 가게에 들러가서 값을 흥정해 보았다.

 

 말간 유리잔에 뜨거운 물을 붇고 차를 넣어 그 자리에서 연초록의 찻잎이 풀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좋은 차는 마시고 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입 속에 달큰한 맛이 우러난다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산 차는 떫은맛이 조금 지나친 것 같아 씁쓰레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내가 산 차가 명품이라고 애써 위로하면서 터미널로 향하는 우리들 발걸음은 경쾌하기만 했다.

    

귀국하는 날 살펴보니 성도공항 국제선은 비행계획이 2편밖에 없었다. 하나는 홍콩행, 하나는 서울행이었으니 국제선 규모도 간소했다. 하지만 국내선 터미널은 크고 웅장하며 새로운 설비를 갖추어 화려했다.

 

 대합실에서 낯익은 백인 할아버지를 만났다. 자세히 보니 도강언 다녀온 그저께 저녁, 식사를 위해 찾았던 카페에서 만났던 호주출신 할아버지이다. 홍콩을 거쳐 호주로 돌아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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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날엔 하루종일 방에 쳐 박혀 있었다. 예산이 다 떨어지기도 했고 조용히 정리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말 줄기차게 하루종일 방에만 있다가 나온 것이다. 시내에서 공항으로 오는 버스는 3번 버스였는데 약 40분 가량 걸렸다. 요금은 5원이다. 사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SARS)여파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귀국하는 사람들도 적었다.

 


 출국절차를 밟을 때 사스 환자를 찾아내기 위한 노란색 문진표를 작성해야 했다. 열이 나면 격리될 수 있으므로 미리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감기약을 먹고 통과를 했다. 면세점도 자그만해서 구경할 것도 없고 별로 살 것도 없었으니 그냥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타면 되었다.

 

중국 동부 지방에서부터는 구름이 짙게 깔려서 밑을 볼 수도 없었는데 서서히 하강하던 우리 눈에 갑자기 바다가 나타나고 활주로가 보여서 비행기가 추락하는 줄로만 알았다. 인천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