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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포도의 도시 투루판 - (12) 포도! 포도구!!

by 깜쌤 2005. 10. 3.

         <지하수로 입구에서 ㅂ형님 - 이 분 같은 매너라면 다음에도 또 모시고 간다>

 

우리가 찾아간 지하수로는 길가에 있었다. 입장료는 15원이다. 사방이 포도 넝쿨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길가엔 사방 천지에 그늘이 가득했다. 입구를 들어서니 포도넝쿨 밑엔 공연장이 준비되어 있고 전통민속 옷으로 아름답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공연준비를 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별로 피하는 기색이 없었다. 지하로 들어가는 카레즈 입구 앞엔 카레즈를 파는 모습들을 흉내낸 인형과 여러 가지 장비를 통해 실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지하로 들어서면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지하도는 높이도 넉넉해서 그냥 서서 걸어도 될 정도이다. 사방은 황토벽이다. 땅속 황토 길 그 아래 도랑이 있고 엄청난 양의 물이 굉장한 물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참 놀라운 신비이다. 이 메마른 사막 밑에 이런 엄청난 지하수로가 있다니 어찌 믿어질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지하수로엔 절대 손을 대지 말라고 하는 안내문이 여러 곳에 붙어 있다. 식수로도 사용하니 손을 담그지 못하게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맛보기가 어렵다. 터키 카파도키아 부근 데린쿠유 지하 도시에서 지하에 솟아오르는 땅 밑 샘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도랑 전체를 메우며 흘러가는 물을 보는 것은 내 평생에 처음이다.

 

 지하 카레즈를 나오면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참하게 자리잡고 있다.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는데 상술이 뛰어나다. 중국인들이 파는 골동품은 거의가 다 가짜라고 보면 된다. 얼추 보면 진짜 같지만 거의가 최근에 만든 것이어서 값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중국인과 흥정을 할 때는 무조건 부르는 가격의 10분의 1을 불러 보라. 부르는 가격의 90%를 깎아서 후려치는데도 팔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어서 황당해질 때가 많다. 그들의 상술은 우리보다 몇배 더 뛰어나다.

 

 <벽에 걸린게 다 포도이다. 그것도 청포도.... 씨없는 설탕같은 청포도.... 그 환상적인 맛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싶다>

 

 기념품 가게 옆으로는 건포도를 파는데 한번 사먹어 볼 만하다. 별의 별 건포도 종류가 다 있어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이다. 우린 거기에서 포도 건조장 모습을 보았다. 교하고성을 갔을 때 건너편에 보이던 구멍난 집들은 바로 건포도를 만드는 곳이었던 것이다.   


 투루판은 중국 포도 생산지의 핵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양은 신강성 전체의 반이상을 차지하고 특히 건포도생산은 전국의 75% 정도나 된다고 한다. 이 곳의 포도품종은 몇 백 개에 이른다니 할말을 잃고 만다.

 

                                           <공연을 앞둔 위구르 아가씨들>

 

그 중에도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백포도 마나이즈, 홍포도 카스하얼 등 18개 품종이며 씨 없는 백포도의 당도는 놀랍게도 22-24%에 달한다고 한다. 씨 없는 포도의 품종만도 20 종류가 된다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종류의 포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오전 일정의 마지막으로 포도구를 방문하기로 했다. '푸타오거우'로 알려진 포도구는 투루판 시 교외에 자리잡고 있다. 화염산 계곡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포도계곡은 지상낙원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