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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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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실크로드 : 우루무치 - (2)

by 깜쌤 2005. 9. 3.

        


                                                  <우루무치 중심지 모습>

 

 

여기 사장님은 조선족이다. 고향은 만주 쪽인데 이 멀리까지 와서 사업을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여기까지 몰려오므로 가게를 차렸다고 한다. 물론 우루무치가 좋아서 정착하고 싶은 뜻도 있었다고 한다. 식당에 들어서니까 한국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방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린 그냥 의자에 앉아 입을 다물고 그들의 행색을 본다. 하지만 그분들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만다. 역시 핏줄은 못 속이는가 보다. 경기도 일산에서 실크로드 탐방을 위해 단체로 오신 그분들은 오늘 비행기편으로 카슈가르로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도 돈만 넉넉하면 그렇게 하면 되는데.... 에효! 돈이 뭔지.....


 그런데 참 묘한 것은 패키지 손님들은 괜히 배낭여행자들을 만나면 기가 죽는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가이드 따라 편안하게 다니지만 배낭여행자들은 자기들끼리 고난을 감수하며 스스로 헤쳐나간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만나서 반갑다는 표정보다는 패키지 여행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금도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다. 그건 서로의 가치관과 경제적인 능력 차이 혹은 시간적인 여유 차이 때문이지 조금도 기죽고 기 살고 할 처지가 아니다.    

 


                                                   <한글 간판이 그렇게 반가웠다>

 

 우린 냉면을 시켰다. 시원한 육수에 계란 반쪽과 고기가 뜬 이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거금 8원(우리 돈 1200원)이다. 음식에 밝은 형님은 첫 수저를 뜨시더니만 단번에 이건 메밀 냉면이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밀면이라고 주장하신다.

 

그러고 보니 좀 쫄깃한 맛이 덜 한 것 같다. 하지만 메밀로 안 만들었으면 어떠랴? 여기까지 와서 먹어보는 냉면이 아니던가? 양도 많이 주는 터라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더 맛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형님께서 특별히 한턱 쏘시겠다는 것이다. 이런 횡재가 다 있나? 공짜는 확실히 더 맛있다니까. 안그래도 돈 가지고 발발 떠는 새가슴 어리버리인데 이게 웬 복이란 말인가?


 그런데 슬슬 걱정이 되는 게 있다. 아까 역 앞 우체국에서 엽서를 15장을 부쳤다. 한 장에  4.2원을 주고 부쳤는데 그렇다면 왜 사천성 쏭판에선 1.6원으로 보내는 게 가능했던가 말이다. 분명히 우체국 직원은 4.2원이라고 업무 규정집까지 들고 와서 보여주지 않았던가?

 

  여기 신강은 물가가 더 비싼가 아니면 쏭판 우체국 여직원이 착각을 했던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 나라에서 국제우편 요금이 2.5배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말인가? 쏭판에서 붙인 엽서가 한국으로 안가면 어떻게 하나 싶어 괜히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