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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장족들의 불심(佛心)

by 깜쌤 2005. 6. 5.


                                         

 이것으로 구채구 구경이 끝난 것이 아니다. 진주탄 폭포 밑에서 잔도를 벗어나 원래 도로로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오면 곧 이어 삼거리를 만난다. 처음에 올라가면서 약일랑 폭포를 못 본 분들은 여기서 잠시 내려서 폭포를 보면 된다.

 

 그런 뒤 다시 버스를 타고 입구 쪽으로 내려오다가 수정군해(樹正群海) 부근에서 반드시 내리기 바란다. 여기서는 어지간하면 꼭 내려보시라. 그냥 가실 분은 그냥 가도 된다.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므로 알아서 하시기 바란다.


 여기서 내리면 조금 떨어진 곳에, 잘 기른 분재 같은 아담한 나무들이 물살 한가운데 뿌리박고 자라는 분경탄(盆景灘)을 볼 수 있다. 탄(灘)은 여울이라는 뜻이다. "금삼의 피","임진왜란"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박종화 선생의 호가 월탄(月灘) 아니던가?


 


 부근에 있는 갈대해자는 또 어떤가? 해자라는 것은 적의 침범을 막기 위해 성밖에 파둔 커다란 웅덩이를 말한다. 유럽이나 중국의 웬만한 성에는 거의 모두 해자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 갈대해자는 성의 방어 시설과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갈대와 파란색의 물이 어우러져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갈대꽃이 피는 가을이 되면 어떻게 될지를 상상해본다. 그러기에 구채구는 여름보다 봄과 가을이 낫다고 하는 모양이다. 상상해 보라. 푸른 물과 초록색 잎, 그리고 울긋불긋한 단풍이 함께 녹아들면 어떻게 되겠는지를....


 수정군해의 아름다움은 도로 위에 있는 티베트 현지 마을인 수정채에서 보는 편이 낫다. 마을은 조금 고지대에 있으므로 위에서 보는 것이 전체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높은 곳에서 골프장을 보면 파란 잔디밭이 숲 가운데 옹기종기 여기저기 무리 지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던가? 그 싱그러운 잔디밭을 이번에는 너무도 파란, 그러면서도 초록빛이 감도는 투명한 호수로 바꿔 생각해 보라. 수정군해는 바로 그런 모습이다.



 


                         <수정군해 부근에 놓여진 잔도 - 한번 건너서 걸어가보시기를 권한다>

 

 호수를 가로질러 나무로 만든 잔도가 놓여져 있다. 잔도를 따라 건너보면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을 볼 수 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깃발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다. 만장처럼 가득히 세워놓은 깃발 속에는 전통 티베트 불교(예전에는 라마교라고 알려졌었다)의 경전 내용이 자잘하게 적혀 있어서 그들의 신실한 신앙심을 엿볼 수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흐르는 물을 이용하여 물레방아 같은 시설을 마련해 두고 그 힘을 이용하여 불교 경전을 돌리는 통을 준비해 둘 정도로 불심이 깊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착하다 못해 바보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