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일기장과 금전 출납부를 준비하라.
나는 여행을 할 때마다 철저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 덕분에 지금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내 나름대로의 요령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먼저 비닐 표지로 된 100쪽 정도의 공책을 한 권 구입한다. 제일 앞장에는 여권 복사본과 여행자수표 영수증, 비행기표 복사물 등을 붙여둔다. 여권 분실에 대비한 여권용 사진 5장 정도를 끼워두기도 하면 더욱 좋다.
그 다음부터 차례대로 여권번호나 신용카드 번호, 긴급 시 연락처, 친구들 전화번호나 주소, 온갖 개인 정보 등을 기록해 두자.
그리고는 선을 그어 금전 출납부를 만들어 둔다. 수입, 지출내역, 지출금액, 잔액 정도만 기록해도 훌륭한 금전 출납부가 된다. 하루에 한 쪽(page)씩 배당한다고 해도 15장 정도면 한달 분을 쓸 수 있다.
그 뒤는 일기장으로 쓰면 된다. 여행하면서 얻게되는 온갖 증거물들을 따로 모아도 되지만 공책에 붙여나가며 일기를 써도 된다. 하다못해 시시콜콜한 시내 버스 표 한 장이라도 버리지 말고 모아두어야 한다. 그러면 정말 훌륭한 기록이 된다.
만약 당신이 교사라면 아이들 주소를 적어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엽서를 한 장씩 보내 보라.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라. 언제 선생님으로부터 먼저 편지를 받아본 기억이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정말로 훌륭한 스승(선생이 아니다)을 만났던 것이고 없으면 그야 물론 지극히 정상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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