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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고향~~

by 깜쌤 2005. 5. 7.


5월 6일 모처럼 하루 쉬는 날이 생겼습니다.

시골에 가서 부모님을 뵙기로 했습니다.

1925년에 출생하신 아버님께선 "너무 오래" 사셨다고 하십니다.

 


기차를 타고 갑니다. 무궁화호 기차엔 사람이 없어 텅텅 비었습니다.

 

 

 



부모님께서 계시는 곳이라고는 해도 초등학교를 나오지 않은 곳이기에 친구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동네 친구 서넛밖에 모르는데 모두들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살고 있으니 못본 지가 수십년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게이트볼을 즐기러 자주 나가시는 곳입니다.

 

 

 

 



추억을 싣고 기차가 지나갑니다.

 

 

 



동생들이 다닌 초등학교에도 아이들이 없습니다. 천여명의 아이들이 우글거리던 곳이 이제는 분교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옆 산 숲엔 신록이 가득한데 사람들은 간 곳이 없습니다.

이게 인생인가 봅니다.

 

 

 



우리 논이 있던 곳을 다녀가 보았습니다. 참 줄기차게 일을 했었습니다. 학창시절 토요일 일요일마다 일을 했으니...... 

 

 

 



골재를 다 걷어가 버린 개울엔 웅덩이가 군데군데자리를 잡았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멀리 산봉우리에 비안개가 감겼습니다. 가만히 보니 나도 오래 산 것 같습니다.

 

 

 



미루나무가 주는 감흥이 남다릅니다. 예전엔 도로 가에 미루나무가 줄을 섰었는데 이젠 그런 길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미루나무 이파리가 여름 바람에 하늘거리는 그때가 그립습니다.

 

 

 



다시 기차를 타야죠. 시골 역엔 고요함만이 자릴 잡고 있더군요.

 

 

 



고추밭에 덮힌 비닐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유난히 빗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시골 중학교 아이들이 스승의 노래를 연습하더군요. 동생 둘이 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살피던 아이들을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인생이 구만리 같은데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고향은 그렇게 거기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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