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내엔 고분이 많다. 고분의 곡선이 그려내는 부드러움과 배경으로 앉은 산이 주는
부드러움은 궁합이 맞는 것 같다.
중국 섬서성 서안시 교외에 진시황의 무덤은 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인들의 무덤은 크고 거창한 것이어서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시가지 안에 자리잡은 봉황대엔 고목이 터를 잡아 매력을 더해준다. 봉황대 부근의 찻집에서
보는 풍경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무덤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면 좀 뭣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밑에서부터 잔디가 파랗게 물이 들어 올라간다. 고분공원의 무덤이 아이들에겐
놀이터로 보이는 모양이다.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아주 떼거리로 등산(?)을 즐기고 있었다.
그 아이들 눈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보이는게 없는 모양이다.
하긴 아직 철이 없을 나이이긴 하다. 덩치만 크지 무슨 행동을 해야 되는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고적지에서 이렇게 해도 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가지게 된 것일까?
사진 소재로는 그저 그만이어서 일단 사진부터 찍어보았다. 그리고는 고함을 질러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나도 어렸을 때 무덤가에서 많이 놀았었다. 불장난을 하다가 무덤을 구워 먹은 적도 있었으니 큰 소리 칠게 못된다.
이젠 어린아이들까지 떼거리로 몰려와서 등산을 즐긴다. 내려오는 녀석은 잔디스키장으로
여기리라......
올라가지 못하는 꼬맹이는 애가 타는 모양이다.
불려 내려온 학생들은 어디에서 왔는지조차 밝히기를 꺼려했다. 잘못한 행동임은 깨닫는 모양이다 싶어 그냥 돌아서고 만다.
그렇게 하루 봄날이 익어갔다. 나도 언젠가는 묻혀야 할 무덤가에서 생긴 일이었다.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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