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서로 가다가 뒤를 돌아보았어.
나는 이 도시에 1977년부터 발을 디디고 살아왔어.
이제 거의 50여 년이 되어가는 것 같아.
첫 발령을 받아 간 곳이 멀리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었어.
살아온 날들을 반추해 본 거야.
삶을 거듭거듭 되새김질해 본 거지.
옛 건물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없었어.
학교 터는 남아 있어도 건물들은 새로 들어섰고 용도도 그때와는
너무 다르게 되어 있었던 거야.
아이들을 처음 가르쳤던 교실이 있던 터는 모든 것이 사라져 말갛게 변해있었어.
나는 교정과 교문 부근을 서성거렸어.
한쪽에 교적비가 세워져 있었어.
여기에 근무하면서 결혼도 했었어. 그게 1979년의 일이었나 봐.
남자로서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한 거야. 거기엔 이런 데서 말 못 할
사연이 숨어있는 거지,
지금은 같이 늙어가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어딘가에 남아있는 듯해.
나는 교문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총각 시절, 퇴근 후에는 저수지에 가서 낚시를 하기도 했어.
저 산밑 자락에는 거대한 규모를 가진 양계장과 부화장이 있었는데...
이 길로 출퇴근을 했었어. 멀리 시가지가 보이네.
그렇게 서성거리다가 다른 날보다 조금 늦게 출근했던 거야.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들을 돌아다니다가 이제 돌아왔습니다 (2) | 2025.03.21 |
---|---|
적도 아래쪽에 있는 섬들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녀볼까 해요 (8) | 2025.02.26 |
그렇게 만나보고 또 헤어졌네요 (1) | 2025.02.17 |
그러다가 죽겠지 뭐 (2) | 2025.02.12 |
대구에서 대구탕을 먹었어요 (2) | 2025.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