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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터널(굴)을 빠져나오고 싶을 뿐이야

by 깜쌤 2025. 2. 3.

2007년 7월에 이 블로그에 올려둔 글이었으니 이제 18년이 다 되어 가네.

살아온 인생 세월의 학년까지 새롭게 바뀌었기에, 하나씩 정리해보고 싶어서 꺼내보는

헛소리에 지나지 않아.

 

네가 어디 사는지, 살아있는지조차도 모르면서 썼던 -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글이야.

네가 살아있다면, 혹시 아주 조금이라도 날 기억이라도 하고 있다면

언젠가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되살려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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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음악을 들어봐.

내 블로그에 깔리는 음악이 궁금하다고 했지?

별거는 아냐.

 

"늑대와 함께 춤을"

 

그런데 그 영화를 보았어?

못 보았다면 한번 보기를 권해.

단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면 조금 곤란해.

비디오나 DVD로 본다면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민망한 장면이

한 번 등장하거든........   

 

 

그것 말고는 너무 아름다운 장면들이 가득 펼쳐지는 멋진 영화지.

나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해.

너는 어떠니?

물론 나는 너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너무 대화가 없었으니까.......

우린 어쩌면 이 세상에서 한번도 못 만나 볼지도 모르잖아.  

 

 

난 그냥 어디든지 떠나는 것을 좋아했어.

하지만 올해는 곤란해.

나에게 소중한 한분이 너무 안좋은 상태에 계시거든.......   

 

 

사실 이방인들의 삶을 엿본다는 것은

대단한 아름다움을 선사하지.

한번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지만 오래 기억되는 사람도 있었어.

그럴 땐 가슴이 아렸어. 

 

넌 말이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잘 이해하지 못할지도 몰라.

아마도 이해하기가 조금은 힘들 것 같아.  

  

 

난 낭만주의자야.

한때는 허무주의자가 되었었어.

이젠 많이 달라졌지만 근본이 어딜 가겠니?

 

내가 술을 끊은 것은 기적같은 일이야.

아직도 나는 좋은 술의 유혹을 받을 때도 있어.

이젠 안마셔.

없어도 아주 아주 잘 살 수 있게 되었어.  

  

 

술에 절어 살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뒷골이 땅길 지경이야.

숙취의 괴로움도 충분히 겪어보았고

맨 정신에는 불가능하던 호기로움도 느껴 보았어.

그게 다 헛것이었어. 

  

 

굳이 더 알고 싶으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전해주는 인생 메시지를조금 읽어봐.

물론 영화를 통해서 읽어 보아야 해.

그러면 내 머릿속 구조를 조금은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밖에 매미소리가 들려.

매미소리 알지?

소란스럽기만 한 말매미 소리보다 나는 참매미 소리를 더 좋아해.

나는 매미소리도 다 같은 줄로만 알았는데 나라마다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았어.

내 귀에 그렇게 들렸다는 거야.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하늘도 더 높은 것 같아.

더 푸르고......

그런데 말이지 내 맘은 왜 이렇게 더 비어 가는 것 같지? 

  

오늘은 정말 모처럼 쉬는 날을 하루 만났어.

너무 귀중한 날이야.

너무 소중해서 그런지 이렇게 시간을 죽여가고 있어. 

 

 

무엇인가를 맺어가며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

그러니 더욱더 안타깝기만 하지. 

  

나는 한때 땅만 보고 살았어.

하늘을 볼 줄 몰랐던 것이 인생을 좁게 산

이유가 되고 말았어.

이젠 하늘을 보며 살 거야.  

  

 

이젠 터널을 빠져나오고 싶어.

이젠 컴컴한 굴이 싫어졌어.

예전엔 나만의 굴을 파고 들어앉아 있었지만 이젠 그게 싫어.

 

너도 이젠 그만 네 굴에서 나올 때가 되지 않았어?

 

 

 

 

 

2007.7.17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