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나는 뽕나무가 가로수처럼 크게 자란 길을 걸어갔습니다.
닥터 사브리 야일라 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명물 거리죠.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익어가는 계절에 가면 손가락 한마디만 한 오디들이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오다가 보면 이런 저런 것들을 제법 구경할 수 있습니다.
1936년 닥터 사브리 야일라가 셀축 시장으로 있을 때 이 나무를 심은 것으로 되어있더군요. 그 증거는 이 사진입니다.
2005년 에베소에 왔을 때 찍어둔 사진이죠.
이 분입니다.
멀리 성채가 보이네요.
바로 여기 빈 터에 아르테미스(=아데미) 신전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얼마나 화려하고 웅대했던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여겨졌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기둥 하나만 달랑 남아있는 정도입니다.
셀축 시내가 가까워지자 한국 식당 간판이 보이네요.
에베소 고고학 박물관 앞을 지나갑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걸까요?
계속 걸어서 어제 들어가보지 못한 성 요한 기념 예배당에 다시 가봅니다.
일행 세분만 들어가고 나는 남기로 했습니다. 사도 요한의 무덤 정도는 보고 나와지요.
팀 멤버들이 들어가는 것을 지켜본 뒤...
나는 되돌아나와서 아까 보아둔 커피숍에 갔습니다.
커피 한잔을 주문해두고 일기도 쓰고 쉬기로 했습니다.
여행 중인 다른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보았습니다.
정말 보고싶은 친구지만 언제 만나볼지 기약이 없네요.
한 시간쯤 지나 일행이 돌아왔길래 돌무시 터미널로 걸어갑니다.
셀축 교외에 있는 쉬린제 마을로 가봐야지요.
돌무시를 타고 15분 정도만 가면 됩니다.
내일 부르사로 가는 버스표를 구해두었습니다.
이번에도 파묵칼레 회사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 이 청년은 영어가 아주 능숙하더군요.
돌무시를 타러 갑니다.
이 버스죠.
회교국가에서는 대중교통 시설이라 할지라도 남녀가 구별하여 앉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면 편합니다.
시가지를 벗어난 버스는 산길로 올라가더군요.
산비탈에는 올리브 나무들이 가득했습니다.
쉬린제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 이 마을은 포도주로 유명합니다.
우리는 골목 구경에 나섰습니다.
가게마다 포도주들이 가득하네요.
원래 쉬린제 마을은 그리스인들이 살던 마을이었습니다.
거리를 걸어보면 그리스 스타일의 건물들과 생활 방식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세계 제1차 대전이 끝난 후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주민 교환에 동의하여 자국민들을 자기 나라로 데려갔습니다.
어쩌면 상당수의 그리스인들이 이 마을에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는 그리스 정교를 포기하고 위장 이슬람 신도로 남아있을지도 모르죠.
이슬람 국가에서는 술이 엄격히 금지된다는 것 정도는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만...
왜 이렇게 많은 포도주 가게들이 있는 걸까요?
돈 때문일까요?
동양인들도 제법 보이네요.
우리도 여기 이 마을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가는 게 편할지도 모릅니다.
레스토랑들이 제법 보이더군요.
가게 주인들이 제법 말을 걸어오더군요.
분위기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와 살짝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마을 윗부분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저기 눈길을 던져가면서...
슬금슬금 걷다보니...
나중에는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상당히 개방적인 분위기를 가진 마을이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분위기죠.
별별 가게가 다 있네요.
산비탈에 남아있는 집들은 그리스 분위기입니다.
주민들은 상당히 유쾌했습니다.
참한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카페도 많았고요...
우리는 이 레스토랑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았더니...
쉬린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역시 레스토랑은 위치가 중요하다는 걸 느껴봅니다.
나는 밥과 토마토소스 찌개, 그리고 아이란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모두 합해서 300리라가 되었습니다.
쉬린제 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먹었습니다.
냐옹이 한 마리가 발밑에서 한 입 얻어먹자고 간청했습니다만...
애써 모른 체 했습니다.
돌무시를 타고 셀축으로 돌아왔네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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