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별서 텃밭에는 세 가지 종류의 감이 자라고 있어.
대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감이 있고...
홍시나 곶감으로 만들어서 먹는 일반 감나무도 한 그루 있어.
그 감나무에는 올해 대풍이 든 거야.
전지가위로 꼭지를 정리하고 단지에 넣어두었더니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하더라고.
홍시로 마구 변하는 거야. 그래서 김치 보관통에 넣고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었어.
한꺼번에 홍시로 변해버리면 처리 불가능이잖아.
마지막 한 가지 종류는 단감이야.
얘는 이 정도 색깔만 되어도 떫은맛이 거의 사라지더라고.
이게 대봉 감이지. 크고 굵은 데다가 모양은 도토리를 닮았는데
단정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홍시로 만들어서 먹기도 하고 곶감으로도 만든다고 해.
감을 따던 날, 저번에 이야기했던 녹색 청개구리가 창문에 붙어 있었어.
https://yessir.tistory.com/15871006
주로 물뿌리개 속에서 두 마리가 함께 살며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는데
잠시 외출을 했던가 봐.
내가 창문 가까이 가서 안에서 손을 댔더니 눈알만 굴리더라고.
귀여운 녀석이야.
대봉 감은 이런 식으로 홍시로 변하는 거야. 칼로 반을 쪼개고 숟가락으로
속을 파먹으면 한없이 달콤하지.
커피와 감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상관하지 않고 먹어보았어.
씻은 감을 말리는 중이야. 일단 물기가 다 걷히면 보관하려고 해.
올해 많이 열렸으니 내년은 적게 열리려나?
가지도 이제 끝물을 향해 가고 있지만 주렁주렁 많이도 달리는 거야.
감나무는 내가 직접 심은 게 아닌데도 정작 수확의 기쁨은 내가 누리고 있으니
돌아가신 저번 주인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어.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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