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여길 가보았는지 모르겠어. 여기가 어디일 것 같아? 나는 전라남도 강진, 순천, 여수, 담양,
나주 같은 곳들이 참 좋더라고.
우리가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살았더라도, 또 앞으로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만나다고 하더라도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어.
두 번 걸을 수 없는 인생길이기에 그 길을 누구와 함께
걷는가 하는 게 그 무엇보다 소중했는데....
왜 그걸 진작 몰랐었지? 까맣게 몰랐었기에 소녀, 그대를 위해
노래 한곡 띄워보는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FpwbAuqcBkc
노래가 흘러나올 때 가사가 함께 뜰 거야. 유익종 씨의 맑은 목소리가
나에게 깨끗한 샘물처럼 청량감을 가지고 다가왔어.
그래서 섬진강 시인 김용택 씨의 서정시 한 편도 함께 올려두었어.
들국
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 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시 들꽃 끝.
이만큼,
이 나이 되도록 따로따로 떨어져
남남으로 살고 나서,
시 한 편,
노래 한 곡,
올려두어 본들
그게 무슨 소용 있겠어요?
"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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