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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소녀에게 & 주책바가지 (노래)

소녀에게 30 - 유익종 : 들꽃

by 깜쌤 2024. 2. 23.

혹시 여길 가보았는지 모르겠어. 여기가 어디일 것 같아? 나는 전라남도 강진, 순천, 여수, 담양,

나주 같은 곳들이 참 좋더라고. 

 

우리가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살았더라도, 또 앞으로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만나다고 하더라도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어.

 

두 번 걸을 수 없는 인생길이기에  그 길을 누구와 함께

걷는가 하는 게 그 무엇보다 소중했는데....

 

왜 그걸 진작 몰랐었지? 까맣게 몰랐었기에 소녀, 그대를 위해

노래 한곡 띄워보는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FpwbAuqcBkc

 

 노래가 흘러나올 때 가사가 함께 뜰 거야. 유익종 씨의 맑은 목소리가 

나에게 깨끗한 샘물처럼 청량감을 가지고 다가왔어. 

 

그래서 섬진강 시인 김용택 씨의 서정시 한 편도 함께 올려두었어. 

 

 

 

                    들국

 

                          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 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들꽃 끝.

 

 

 

 

이만큼,

이 나이 되도록 따로따로 떨어져

남남으로 살고 나서,

시 한 편,

노래 한 곡,

올려두어 본들

그게 무슨 소용 있겠어요?

 

"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