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여성 목사님을 위로해 드리는 차원에서 식사를 함께 하고 차 한잔까지 대접한 뒤
헤어져 별서로 가는 길이었어요.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여 살아보고 싶다며 꿈꾸었던 집 앞을 지나게 되었어요.
사실 작은 규모의 한옥을 가지고 싶었어요. 이런 집안에 서재를 가지고 싶었던 거죠.
덩그랗게 커다란 전통 한옥을 원하지는 않았어요.
마당 안으로 들어섰더니 마침 주인이 계셔서 인사를 드리고 허락을 받고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아! 그래요. 내가 꿈꾸어 왔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거예요.
이 단정함과 깔끔함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나요?
한쪽 옆에는 절이 있지만 주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어요.
툇마루가 있는 작은 한옥과 수련이 떠있는 작은 연못!
뭘 더 바랄 게 있나요?
이런 곳에 숨어 살며 가벼운 정원 일을 해가면서 정감 있는 친구와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그런 꿈을 가졌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별서는 나에게 너무 과분한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과분한 거 맞아요.
이 집의 소박함과 간결함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어요.
나는 감당 못할 큰 욕심을 가지고 살진 않아요.
제 그릇과 분수를 잘 알기 때문이죠.
작은 연못을 하나 꾸미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실천해보지는 못했어요.
이제 방향을 찾은 것 같기도 해요.
추석날 아침에 전하고 싶은 내 마음이에요.
이만 줄일게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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