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옆 길을 걸어서 시내로 돌아가는 길이야.
이름 석자 돌에 새겨 남겨두었어.
이렇게 말이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먹고살아야지.
먹어야 살 수 있잖아?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어.
왜 모두들 놀면서 오래 살려고 하는 거야.
적당한 움직임과 노동이 있어야 오래 살지.
부족한 영양분 섭취에 과다한 노동은 삶의 질을 깎아 먹는대잖아?
과도한 노동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가지.
적당한 운동은 오래 살게 해 준다는 거야.
먹기만 먹고 탱자탱자 놀면서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무슨 심보야?
그대와 나, 거북이처럼 모두 다 오래 살 순 없지만 적당하게는 살아야 하지 않겠어?
나는 걸어서 시내까지 돌아왔어.
빵집이 많았어.
경주를 대표한다는 집이 건너편에 보이네.
여기서부터 구시가지가 펼쳐지지.
나는 일부러 골목으로 들어가서 걸었어.
술집에 가본 게 언제였지?
술을 끊었더니 술친구부터 멀어지더라고.
술 안마시고 사니까 너무 좋았어.
이 집 커피맛은 널리 알려져 있어.
한번 가보기를 권해.
아까 출발할 때 보았던 행사장이 나타난 거야.
봉황대를 지나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갔어.
마지막 목적지!
행운권 추첨이 시작되었어.
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2층에서 구경만 했어.
내 번호가 몇 번이나 불려졌을 때도 나는 이층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
내가 안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한번 더 기회가 돌아가겠지.
이 나이에 물질에 관한 욕심을 가지면 뭘 하겠어?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씩 정리해야 하는데...
그대! 오래 살기 바래.
적게 먹고 많이 걸으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말이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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