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사는 도시 주위를 이리저리 다녀보고 알게 된 것인데
이젠 깨끗한 곳이 별로 없다는 거야.
그나마 여긴 좀 낫지.
아까 저 산모롱이를 돌아온 거야.
논에 누워있는 짚 모양으로 보아서는 소 사료로 뭉쳐질 것 같아.
어련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로 들어가 보는 거야.
어련 마을을 찾아본 것이 언제였더라?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거 같아.
축사가 있는 것 같아서 돌아나가기로 했어.
어련 마을 초입에 있던 집이야.
잘 가꾸어두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제자들 얼굴이 떠오르지만 이제 그들을 찾아보아서 뭐하겠어?
모두들 자기 갈 길 바쁠 텐데 말이지.
이 논은 개울물에 휩쓸려버린 것 같아.
복구하려면 엄청 힘들 텐데...
산다는 게 뭘까?
고속철도가 나타났어.
이곳으로 고속철도가 지나갈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상전벽해!
오르막 길이 이어지네.
철둑에 노란 가을꽃이 가득했어.
그렇게 슬슬 다녀도 한 시간 정도는 후딱 지나간 거 같아.
올해 가을은 조금 덜 추운 것 같아.
이젠 시골에 인적이 드물어.
아이들 울음소리 듣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
이런 아름다운 집도 언젠가는 빈집이 되겠지?
농사를 짓지 않는 빈 밭도 갈수록 많아지는 거 같아.
슬픈 일이지. 아무렴, 슬프고도 허무한 일이고 말고.
어리
버리
'시골살이 > 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서(別墅)에서 2 (2) | 2022.12.05 |
---|---|
별서(別墅)에서 1 (2) | 2022.12.03 |
그 아이들의 흔적을 찾아 그 골짜기를 찾아가보다 1 (0) | 2022.11.23 |
고랑을 만들기 위한 노동을 시작했어요 (0) | 2022.11.15 |
갈아엎어둔 텃밭에 로터리를 쳤어요 (0) | 2022.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