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아침이야. 밤새 비가 조금씩 내렸었어.
아침 행사를 끝내고....
식사를 했어. 이젠 출발해야지.
오늘은 함덕까지 가야 해.
약 32킬로미터 정도의 거리지만 동네 구경을 하면서 가야 하니까 두 배 정도의 거리를 달린다고 봐야겠지.
출발 전에 호텔 부근을 돌아보았어.
다시 또 올 일이 없을 테니까 살펴두어야지.
부슬부슬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어.
이런 날은 자전거 타기에 그저 그만이지.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을 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지.
이제 출발이야. 호텔 부근 풍광이 좋았어.
안녕!
아모르 하우스 !
바닷가로 나가야지.
양배추 밭들이 길 양쪽으로 숨어있더라고.
다시 해변으로 나온 거야.
이런 길을 따라 달리는 거지.
어제는 세화까지 갔다가 돌아왔으니 다 아는 길이야.
20018년에도 달려본 길이기도 했어.
몸매 좋은 아가씨가 앞쪽에서 열심히 걷고 있었어. 나에게도 저렇게 젊었던 날이 있었겠지.
청춘을 너무 철없이 보내버려서 좋은 기억이 거의 존재하질 않아.
세화 해변이 등장했어.
어제 여기까지 왔었잖아.
세화 오일장 앞을 지나가는 거지.
오일장! 5일마다 서는 재래시장이라고 보면 돼.
가게들이 깨끗했어.
세화 해변을 뒤로 남겨두고 달려 나갔어.
이윽고 세화 포구가 등장했지. 세화 해수욕장 부근이야.
작은 포구에는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어.
세화를 지나면 평대리야.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 좀 봐.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런 길은 그리운 사람이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 달려야 제격이겠지.
해변 곳곳에 좋은 시설이 너무나도 잘 갖추어져 있었어.
우리가 젊었던 날들과는 어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
지금 커 오르는 젊은이들은 너무나 좋은 세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우린 지지리도 가난하고 못살았지.
전쟁으로 다 망해버린 나라에서 태어나 짐승같이 비참하게 살았어.
이런 소리를 하는 게 젊은이들에게 어찌 씨알이나 먹혀들겠어?
꼰대들의 넋두리인데....
희미한 안갯속을 달리는 기분이야.
한 번씩은 안경을 닦아주어야 했어.
카메라 렌즈도 닦아주어야 했고....
짐작하다시피 나는 구식 디지털카메라를 오른쪽 손목에 걸고 달리면서 사진을 찍고 있어.
거의가 달리면서 찍은 사진이야.
마치 꿈길 속을 다니면서 찍어가는 듯 해.
화장실이 나타나면 가능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도 여행의 한 가지 요령이지.
특히 해외에서는 더더욱 그래.
달리면서 음악을 듣지 않아. 음악까지 들으면서 달린다면 그건 정말 위험한 일이야.
그림 하나하나도 아름다웠어.
소품 가게를 만났지.
정말 센스 넘치는 가게였어.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지는 게 당연하지.
궁금증은 가슴속에만 간직해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어.
농작물을 걷어가지 못했네그려. 안타까웠어.
그러다가 안갯속에 거인처럼 등장한 풍력 발전기들을 만났어.
어떤 곳에는 도로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기도 했어.
오저여 부근이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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