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금요일 아침이야. 눈길을 창밖으로 던졌더니 멀리 모슬봉이 슬금슬금 다가온 거야.
바로 옆엔 산방산이 버티고 서있었지.
아침을 먹어야지.
그래야 출발할 것 아니겠어? 어제 편의점에서 구해온 것으로 간단히 아침을 때웠어.
그다음은 자전거를 가지고 출발할 일만 남았지.
프런트로 가서 전자카드를 반납했어.
호텔 구역 안에 음식점이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문을 여는 것 같진 않았어.
우리는 산방산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일단 해변으로 내려갔어.
산그늘 때문에 도로에는 햇살이 들지 않았어.
오늘은 서귀포를 지나고 쇠소깍을 지난 뒤 위미항 부근까지 가야만 해.
멀리 송악산이 나타났어.
어라? 이건 메밀밭 아닌가?
그렇게 달리다 보니....
해변까지 내려가버린 거야.
사계항 부근에서 방향을 바꿔 용머리 해안으로 향했어.
사계항 모습이지.
포구는 작아도 바닷물에서 즐길 각종 시설은 풍부한 것 같아.
다시 마을로 들어간 우리는 산방산을 보며 달렸어.
용머리 해안에 있는 하멜 기념관으로 가는 길에 ㄱ부장님이 급하다며 화장실에 들렀어. 그동안 나는 꽃밭을 살폈지 뭐.
그리고는 하멜 상선 전시관으로 갔어.
용머리 해안은 밀물 때문에 오후 3시경에 개방한다는 거야.
그러니 멀리 있는 송악산이나마 한번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어.
https://blog.daum.net/yessir/15868392
https://blog.daum.net/yessir/15868399?category=1710120
하멜 상선 기념관도 포기하고 산방선 밑으로 지나는 도로를 향해 걸었어.
자전거는 끌고 가야지 뭐.
말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말을 말같지 않게 여기는지 말이 없었어.
말이 통해야 말과 말을 할텐데.....
그것도 오르막이라고 숨이 차오르는 거야.
마침내 도로로 올라왔어.
늙으면 죽는 게 정상이지만 요즘은 자주 말이 헛나오더라고.
"아이고! 죽으면 늙어야제."
도로가에다 자전거를 세워놓고 산방 연대에 가보았어.
연대가 무엇인지는 안내판을 보면 돼.
이젠 꽤가 나서 긴 글 쓰는 것도 힘들어.
그저 인간은 늙으면 죽어야 한다니까. 그게 진리지.
진리를 거스르면 벌을 받아야 하고..... 늙은 뒤 안 죽으면 그게 얼마나 큰 비극이야?
그러니까 죽는 것은 큰 복이라고 할 수 있어.
연대에 서서 화순 항구를 살펴보았어.
화순항부터는 바닷가로 이어지는 자전거 길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러니까 여기서부터 서귀포의 중문 색달 까지는 1132번 도로를 따라 가는 게 편한 거야.
도로로 나간 우리는 1132번 도로를 따라 달려 나갔어. 아침 햇살에 화순 항 바다 잔물결이 마구 반짝거리고 있었어.
화순리 마을을 지나고 있어.
무인점포였던가? 맛보라고 내어 놓았더라고. 두 개를 가져와서 먹어보았는데 말라비틀어져서 물기가 적었어.
안덕 농협 앞을 지나서도 그냥 달려 나가기만 했어.
산방산에서 서귀포까지가 제일 힘든 구간일 거야.
해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건 한 번씩 이런 경치를 만났기 때문이야.
도로가 군데군데 농장 직판장이 나타났어.
이게 뭐야?
어제저녁 모처럼 오랜만에 초등학교 카페에 가보았더니 야한 사진이 몇 개 있더라고. 나는 이런 곳에는 거의 출입을 안 하는 스타일이야.
한번 밟아가는 인생길인데 나는 산뜻하면서도 정결하게만 살고 싶은 거야.
내가 좋아해서 죽고 못 사는 금잔화가 등장했어.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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