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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에서 영천까지 - 자전거 여행 5 : 우보 부근

by 깜쌤 2021. 10. 1.

우보로 돌아가는 길에는 위천 반대편 제방 길을 사용해보았어. 산을 깎아 태양광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 흉물스러웠어.

 

 

 

 

이런 탐스러운 농지가 얼마나 소중한 줄 모른다면 생각 얕은 위정자라고 할 수 있어. 

 

 

 

 

이런 길을 달릴 수 있다는 건 행운이지. 

 

 

 

 

작은 보가 나타나더라고. 보의 소중함을 모르는 자는 농사의 기본을 모르는 거지.

 

 

 

 

나는 다시 다리를 건너서 원래의 자전거도로쪽으로 나왔어. 

 

 

 

 

위천으로 흘러들어오는 작은 샛물기쪽에 낚시꾼들이 몰려 있었어. 낚시 TV에 나오고 나서 얼마나 많은 꾼들이 몰려드는지 모르겠어. 곱게 낚시만 하고 가면 누가 뭐라고 하겠어?

 

 

 

 

대추밭에는 열매들이 조롱조롱 달렸어. 여기 대추는 알이 굵고 달지. 

 

 

 

 

멀리 우보 산자락이 보여.

 

 

 

 

싸리나무 군락을 발견하고 잠시 멈추어섰어. 

 

 

 

 

싸리꽃이 가득 피었더라고. 싸릿대로는 회초리도 만들고 울타리도 만들고 바지게도 만들었지. 연을 만들어 날리려면 연살이 있어야 하잖아? 그때도 싸리나무로 만들었어. 

 

 

 

 

싸리나무로 마당비도 만들어썼지. 

 

 

 

 

아까 잠시 쉬며 빵을 뜯어먹던 곳이야. 

 

 

 

 

여기서는 향어를 기른다고 했어. 

 

 

 

 

어머니를 만나러 가서 시간이 남으면 이 부근에서 낚시를 하기도 했었는데....  엄마도 아버지도 할머니도 죽음의 길로 가버리고 나서는 돌아올 줄을 몰라. 나도 이젠 그런 길 입구에서 서성거리는 나이가 되었어. 

 

 

 

 

왜가리인지 두루미인지는 모르지만 몇 마리가 모여있었어.

 

 

 

 

내가 달려온 길이야. 

 

 

 

 

보에 물이 많았어.

 

 

 

 

오천리 부근에서 보았던 먼산이 선명하게 드러났네.

 

 

 

억새들이 많이 자랐더라고. 둑길에는 가을을 알리는 벌레소리들이 가득했어.

 

 

 

 

왜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지 모르겠어. 하기야 인력이 부족하니 장비를 동원해서 부러뜨리는 게 효과적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마음이 아팠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작은 논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있었어. 

 

 

 

 

우보에 와서 처음으로 사들였던 작은 논이지. 그 논에서 거둔 통일벼로 비로소 쌀밥을 먹게 된 거야.

 

 

 

 

멀리 보이는 산밑 동네에 부모님이 사셨어. 물론 나도 십여 년을 살았지만....

 

 

 

 

아우네 집에 들렀다가 다시 나왔어. 

 

 

 

 

부지런한 동생이 겨울난방용 나무를 많이도 장만하여 저장해 놓았더라고. 

 

 

 

 

이 철길을 많이도 건너다녔어. 

 

 

 

 

나는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골짜기를 가보기로 했어. 

 

 

 

 

여긴 오면 왜 이리 허무해지는지 모르겠어. 

 

 

 

 

살긴 오래 살았는데 타향 느낌만 가득한 곳이기 때문일 거야. 

 

 

 

 

아버지께서는 휴일에 건널목 근무를 하기도 했어.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그런 고생을 하셨던 거야. 

 

 

 

 

나는 둑 가에 서서 한참을 살펴보았어. 

 

 

 

 

여긴 소를 기르는 사육사가 군데군데 보이더라고.

 

 

 

 

태양광 시설도 자주 보였어. 

 

 

 

 

그 골짜기에 한번 살아볼까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뜻을 접기로 했어. 

 

 

 

 

여기도 수십년만에 와보는 것 같아. 

 

 

 

 

이름도 모르고 살았는데 나중에 지도를 가지고 검색해보니 종단지라는 이름을 가진 저수지였어. 

 

 

 

 

둑에 서서 동네 입구를 살펴보았어. 돌아나가야지.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집에 가보기로 했어. 

 

 

 

 

사진 속에 보이는 숲 너머에 있어. 젊었던 날, 아내는 저 학교에 근무를 했었어.

 

 

 

 

그게 언제적 일이지?

 

 

 

 

미성리 마을까지 가서 방향을 틀었어. 

 

 

 

 

저기 보이는 나무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거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