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판에 서있는 큰 나무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첫 부분에 등장한다고 했지? 멀리 산 밑에 보이는 동네는 우보면 소재지야.
https://www.youtube.com/watch?v=U2DIv8QDRIE
동영상을 재생시켜 보면 제일 먼저 벌판에 자리 잡은 나무가 등장하지.
짙은 그늘이 진 누에처럼 생긴 산 밑에 우보역이 있어.
나는 우보역 쪽을 향해 가는 중이야.
멀리 붉은색을 띤 건물이 보이지? 이제는 분교로 변했지만 한때는 어엿한 본교였어.
아내는 거기에서 근무를 했었어.
그게 벌써 수십여년 전 일이지.
우보에서도 대구 팔공산이 보여.
이 부근을 참 많이도 돌아다녔지.
순해 빠진 삽살개가 나를 맞아주었어. 짐을 맡겨놓고 다시 돌아 나왔어.
청소년기를 보냈던 동네야. 작은 마을이지.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서 간식거리를 조금 샀어. 제일 싸고 믿을만한 곳이지. 나는 자전거 여행을 다닐 때마다 시골에서는 반드시 하나로 마트에 가서 물건을 구입해.
몇 번 가본 예배당이야. 참 인연이 깊은 곳이었어. 1967년 겨울, 이곳에 처음 이사를 와서 교회 부근에서 몇 달을 살았어. 면소재지 동네답게 예배당이 두 군데나 있어.
면사무소 앞을 지났어.
동생들이 다녔던 초등학교야. 나는 여기에서 십여년 정도 살았지만 타향이나 마찬가지야.
내 몫으로 남겨진 작은 논 앞에서 잠시 주위를 살피다가 다시 출발했어.
위천 제방 위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3년 전인 2018년 여름에 여길 다녀간 기억이 있어.
https://blog.daum.net/yessir/15869039
3년 전에 올린 글인데 블로그 개편을 하면서 사진이나 글 배치가 엉망이 되어버렸어. DAUM의 기술력이 그렇게 밖에 안되는가 봐.
나는 쉼터에 들러서 점심을 겸한 간단한 간식을 먹었어.
관리가 조금 부실한 것 같았어.
대추밭이 있네. 확실히 여긴 대추 농사가 잘 되는 것 같아. 군위 대추는 정말 달아.
나는 위천 둑 위로 달려 나갔어.
오천리 앞을 지나가는 거지. 그 마을에는 작은 초등학교가 있었어. 이젠 폐교된 지 오래되었어.
자전거 길에는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더라고.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가? 아니면 5학년 때였던가? 동생과 누나와 함께 우보역에서부터 군위읍 부근에 있는 할머니 댁까지 걸어갔었어.
둑에 밤나무가 자라고 있었어.
아람이 벌어지지 않고 있네. '아람'이라는 멋진 말이 있음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나무에 달린 채 저절로 충분히 익은 상태를 가리키는 순수한 우리말이잖아?
여기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산 밑으로 도로가 지나가는 거야. 그 길을 어린 시절에 걸어갔던 거야. 엄청 고생했었지.
그때만 해도 매미가 얼마나 순수했었는지 사람 손이 다가가도 도망칠 줄도 몰랐어. 마음만 먹으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포플러 나무 이파리에 붙어있는 말매미를 수없이 잡을 수 있었지.
간동 마을이 가까워지네.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어지는 5번 국도가 이 부근을 지나가는 거야.
간동 유원지 부근에는 소고기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길가에는 박이 익어가고 있었어.
위천과 남천이 마주치는 곳이야. 간동 유원지 부근이지.
여기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군위읍으로 가는 거야.
나는 군위읍으로 이어지는 위천을 따라 달렸어.
그러다가 무성리로 연결되는 다리까지 간 거야. 무성리에 할머니가 사셨어.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소중한 추억이 깃든 곳이지. 다음 글에서 계속할 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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