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안동에서 대구까지 : 낙동강 자전거 기행 - 삼강나루에 도착하다

by 깜쌤 2021. 8. 28.

 

나는 풍천면 행정복지 센터 앞 사거리를 통과해서 달렸어. 

 

 

 

 

멀리 산봉우리 너머로 솟은 탑은 신도청 구역 끝머리에 건설된 맑은 누리 타워가 아니었을까?

 

 

 

 

왼쪽으로 낙동강 둑이 나타났어. 그쪽으로 자전거도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지만 나는 916번 지방도로를 따라 나아갔어. 

 

 

 

 

맞았어. 맑은 누리타워였어. 도청 신도시와 11개 시·군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거야.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부근을 지나는 중이야. 

 

 

 

 

풍천면 구담리를 지난 뒤에도 강을 건너지 않고 오른편 둑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달렸어. 

 

 

 

 

드디어 예천군으로 넘어온 것 같았어. 잠시 쉬어가기로 했어. 점촌에 사는 오랜 친구에게 전화를 했어. 대학 졸업 후 못 만났으니 벌써 수십 년이 넘었어. 

 

 

 

 

예천군 지보리 어디인것 같아. 

 

 

 

 

지루한 풍경이 이어지다가 양수장이 나타난 거야. 자전거 도로 풀 제거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 아카시아 나무가 베어진 곳도 있었기에 펑크가 날까 봐 조심하며 달렸어. 

 

 

 

 

예전 낙동강의 상징이었던 흰 모래밭은 다 사라져 버렸어. 

 

 

 

 

아련한 풍경들이 이어지고 있었어. 강 건너편 일부는 의성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친구와는 삼강 나루터에서 만날 가능성이 컸어. 점촌까지 가기에는 체력이 문제 될 것 같았거든.

 

 

 

 

28번 국도에 걸린 다리가 나타난 거야. 영주에서 예천, 의성을 거쳐 영천으로 이어지는 길이지. 자인교라는 이름을 가진 다리를 본 거야. 

 

 

 

 

자인교 바로 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이어지고 있었어. 아마 이 다리가 예전에 낙동강 위에 걸려있었던 다리이겠지. 하류 쪽을 보았을 때 이젠 강 왼쪽 길을 달려야 하는 거야. 

 

 

 

 

옆으로 보이는 다리가 자인교야. 

 

 

 

 

 

내가 이동한 경로를 나타낸 지도야. 지도를 클릭하면 아주 크게 뜰 거야. 자인교를 건넌 곳이 화살표로 잘 표시되어 있어.

 

 

 

 

이제 삼강 나루를 향해 가는 거지. 삼강 부근에서는 낙동강을 이루는 커다란 물줄기 세개가 만난다고 해서 삼강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거야. 이번 여행을 통해 이제 그 세 개 모두를 다 보았던 셈이야. 

 

 

 

 

저 앞에 보이는 산모퉁이를 넘어가면 삼강 나루터가 될 거야. 삼강 나루에는 몇번 가본 기억이 있는 데다가 몇 번씩이나 지도를 보고 확인을 해두었으므로 대강 위치를 기억할 수 있었던 거지. 나는 지도 보는 게 취미거든. 자랑 같지만 어지간한 세계지도 속의 큰 도시들과 산맥과 강, 그리고 중국과, 우리나라 행정구역은 거의 다 기억하고 있어.  지금은 머릿속 컴퓨터 연식이 너무 오래되어서 성능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지. 

 

 

 

 

부근에 삼수정이라는 정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올라가보기로 했어. 

 

 

 

 

삼수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경북일보의 기사를 참조해보는 것이 좋을 거야.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0542 

 

[정자] 79. 예천 삼수정(三樹亭)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

예천군 풍양면 청곡리에 있는 삼수정(三樹亭)은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길고 나즈막한 언덕 끝에 있다. 정자 앞에는 600년 풍상을 이겨낸 회화나무가 언덕을 압도하고 그 앞으로 수백 년 된 소

www.kyongbuk.co.kr

 

 

 

 

 

경북일보에 나오는 기사와 내가 찍은 사진이 닮았지?

 

 

 

 

정자 이름 속에 석 삼 자에다가 나무 수라는 글자를 쓰고 있더라고. 내가 '나무 수'라는 글자를 처음 익힌 것은 김삿갓으로 알려진  김병연의 한시를 통해서였어. 그게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던가?

 

二十樹下三十客         이십수하삼십객
四十家中五十食         사십가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         인간개유칠십사
不如歸家三十食         불여귀가삼십식

 

뜻이 궁금해?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게 더 빠를 텐데.... 어리바리기하기 그지 없는 나같은 사람의 해석을 듣기보다는 '이십수하 삼십객'이라는 낱말로 검색하는게 더 빠를 거야. 한자 발음과 우리말 발음을 교묘하게 섞어서 쓴 멋진 한시야. 김삿갓 김병연의 진가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멋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쓸 데없이 또 아는 척했네. 방이 한가운데 배치되어 있고 옆과 뒤쪽이 문으로 막혔지? 이런 모습의 정자는 그리 흔한 게 아닌 것 같아.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내가 가진 큰 고질병이지.  이 병은 언제쯤 고쳐질까? 산허리 넘어 보이는 희미한 봉우리 보이지? 저 봉우리 모습이 이번 여행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 

 

 

 

 

오른쪽으로 흐르는 낙동강 물이 앞에 보이는 저 산 너머에서 내성천과 마주치지. 거기가 예천 회룡포야. 영주시 무섬마을안동시 하회마을, 그리고 회룡포가 낙동강에 있는 대표적인 물도리동이라고 할 수 있지. 

 

 

 

 

 

지도를 클릭하면 아주 크게 뜨지. 영어 V자로 표시한 곳이 회룡포야. 1번은 삼수정 부근이지. 그러면 이제 대강 이해될 거야. 지도를 확대하면 오른쪽 아랫부분에 축척이 표시되므로 거리도 대강 짐작해 볼 수 있을 거야. 

 

 

 

 

멀리 물이 돌아가는 곳 보이지? 그 산봉우리 너머가 회룡포라고 보면 틀림없을 거야. 회룡포 모습이 궁금하다면 바로 아래 사진을 봐. 

 

 

 

 

2008년 8월에 찍은 사진이야. 

 

 

 

 

 

 

이 것도 2008년에 찍어둔 사진이야. 나는 지금 오른쪽 산봉우리 너머에 있는 거지 뭐.

 

 

 

 

 

https://blog.daum.net/yessir/15865861

 

물도리동 회룡포 2

영어 알파벳의 S자 모양으로, 어찌보면 헬라 문자의 오메가(Ω)처럼 마을을 휘감아간 절묘한 강물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나는 반쯤은 넋을 놓고 그저 멍하니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

blog.daum.net

그때의 기록이야. 

 

 

 

 

 

이야기가 길어졌네. 벌판 끝에서 나는 골짜기로 연결되는 길로 옮겨갔어. 

 

 

 

 

여기서부터는 외길이야. 마지막에는 59번 국도로 가서 고개를 넘어야 했어.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갔지. 

 

 

 

 

삼강 나루터 주막에 도착하자 맥이 다 빠져버렸어. 여기에는 숙박시설이 없어. 부근에 캠핑장이 있는가 본데 나와는 상관없는 곳이지.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리로 오겠다는 거야. 한 삼십여분 뒤에 친구가 차를 가지고 왔어. 

 

 

 

 

예전과는 좀 달라진 것 같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친구를 만난 게 46년 만이야. 어찌어찌하다가 그렇게 되어버렸어. 십 대 후반에 만난 친구였는데 이젠......   얼굴을 보니 서글퍼지더라고. 

 

 

 

 

빙수 한 그릇을 해치우고 친구 차를 타고 점촌으로 갔어. 점촌 기차역에서 헤어졌어. 저녁을 같이 먹자며 하는 것도 사절했고 호텔까지 잡아주겠다는 것도 한사코 거절했어. 그랬더니 그 친구가 이러는 거야. 

 

"자네는 옛날에도 착하기만 했었지."

 

제대로 망가지기 전의 착했던 모습만을 기억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  나머지 못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를 한번 더 만들어서 나누어야지 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