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 모습을 한번 더 눈에 넣어두었습니다.
구룡포는 왜정 시대 때 동해안 어업의 전진기지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대게는 영덕에서만 나는 줄 아는 분들이 있더군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게는 포항 구룡포에서도 영덕에서도 울진에서도 많이 납니다. 영덕군이 영덕 대게라는 용어와 상표(?)를 선점해버렸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가 선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구룡포를 기어이 찾아온 이유는 사실 근대문화 역사거리를 둘러보기 위해서입니다. 그 거리가 정확하게 어디 있는지 몰랐는데 운 좋게도 아주 가깝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 찾아가볼 수 있나요?
아라광장을 벗어나 근대문화 역사거리로 향했습니다.
그 거리는 구룡포 우체국 뒤쪽에 있더군요.
골목으로 들어서자 한눈에 봐도 일본식인 건물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어떤 곳은 아쉽게도 현대식으로 개량되어 원형을 잃어버린 건물이 있기도 하더군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는가 봅니다.
거리는 부두를 따라 산비탈 밑에서 옆으로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월드 로스팅 챔피언이 운영하는가 보지요? 커피 열매를 볶아서 기량을 뽐내는 그런 대회가 있는가 봅니다.
맛있는 커피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지만 부러 찾아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커피가 당기긴 했었지요.
카멜리아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베트남에서, 드물게는 유럽에서도 제법 많이 보았었습니다.
카멜리아라고 했으니 동백꽃을 의미하는 말일 겁니다.
골목길이 단정하게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뒤쪽으로 산이 바싹 다가와 있네요.
도우미 일을 하는 주민들이 무엇인가를 의논하고 있었습니다.
나이들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구룡포의 대표 먹거리로 과메기와 대게와 모리국수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집에서는 홍게 모리국수가 전문인 모양이네요.
모리라는 말은 모디라는 말에서 왓을 가능성이 큽니다.
모이다의 사투리가 '모디(=모여서)'라는 말인고 그게 변화해서 모리라는 말이 되었으리라고 봅니다. 함께 모여서 먹는 국수라는 데서 생긴 말이라고 이야기하길래 그렇게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죠.
나는 그동안 배낭여행으로는 세 번, 국가지원으로 한번 일본을 다녀보았습니다.
그러니 일본풍이 어떤 것인지 아주 조금은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복을 맞이하여 왜인들이 물러가며 남겨놓은 거리가 여기인 셈입니다.
한동안 개발의 혜택을 보지못하고 구석으로 밀려나 있었기에 이런 거리가 전해져 올 수 있었을 겁니다.
예전에는 여기가 술집이었던 모양이네요.
이런 건물은 누가봐도 왜색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이쯤 해서 나는 언덕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찾아온 곳이기에 이따가 새로 훑어보기로 했습니다.
왜 이런 마을이 형성되었는지 알아보려면 높은 데로 올라가 보면 대략적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계단 위에 보이는 저 집이 매물로 나온 모양이네요.
조금씩 마을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으흠, 대강 이런 곳이었군요.
건물들은 의도적으로 채색한 것 같습니다.
이 집이 매물로 나와있더군요.
나는 큐슈의 나가사키 항구 뒷골목을 떠올렸습니다.
blog.daum.net/yessir/14069037?category=1710100
나가사키는 원자폭탄을 얻어맞은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유럽에 일찍부터 알려진 곳이었기에 구룡포와는 세련된 정도가 다릅니다.
오페라로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지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 나가사키였습니다. 나비부인을 영어식으로 옮기면 마담 버터플라이 정도가 되겠네요.
골목 끝에는 폐가들이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마음이 짠해 오네요.
어리
버리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 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여행 - 과메기의 본고장 구룡포를 가다 4 (0) | 2021.03.10 |
---|---|
자전거 여행 - 과메기의 본고장 구룡포를 가다 3 (0) | 2021.03.09 |
자전거 여행 - 과메기의 본고장 구룡포를 가다 1 (0) | 2021.03.06 |
보현산 천문대를 다녀오다 2 (0) | 2021.03.02 |
보현산 천문대를 다녀오다 1 (0) | 2021.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