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 내려가다가 기념탑 같은 구조물을 보았습니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올라가 봐야지요.
울진 현동 간 도로 준공 기념탑이었습니다.
현동이라면 봉화군에 있는 마을 이름입니다. 협곡 열차로 유명한 분천역과 승부역 부근이라고 여기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이 멋진 도로를 닦는데 많은 분들이 생명을 바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웬 군인들이냐고요?
기념탑 뒤쪽으로 자작나무 작은 숲이 보입니다.
제가 자작나무라면 깜빡 넘어가는 사람이니 다가가서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다시 기념탑 부근으로 돌아갑니다.
순직자들은 거의 다 군인들이었습니다. 그러니 군복 차림이라는 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절경 도로인 소렌토와 아말피를 잇는 절벽 도로도 파시스트였던 무솔리니 시대 때 군인들을 동원하여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바로 밑에 캠핑공간이 있더군요.
울진군에 있는 유명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야영장을 잠시 들러보았습니다. 캠핑철이 지나버려서 그런지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여긴 절경의 연속입니다.
물이 많은 철에 왔더라면 더 멋진 풍경을 만날게 틀림없습니다.
물이 맑습니다.
대흥리 부근을 지나갑니다.
길가에는 펜션들이 나타났다가 뒤로 밀려나갑니다.
아름다운 계곡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가는 사라져 갔습니다.
기묘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이름을 갖다 붙이려면 얼마든지 붙일 수 있겠습니다.
도로 폭이 좁아서 차를 갖다 대고 쉬며 살피기에는 부담스러울지 모르지만 나 같은 자전거 여행자는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번 쓱 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까 만났던 시내버스가 방향을 바꿔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한 번씩은 작은 모래밭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러다가 진짜 큰 모래밭을 만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운 풍경을 만나면 마음이 아려짐을 느낍니다. 나는 그런 감정을 참 좋아하는 축에 들어갑니다.
바로 이런 풍경 말입니다.
그러다가 골짜기 한 모퉁이에 만들어진 작은 논밭을 만났습니다.
음식점까지 나타나네요.
이런 작은 벌(벌판)을 만날 줄은 상상을 못 했습니다.
어쩌면 불영계곡을 다 내려와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말끔한 모래밭을 만났습니다.
구절초 맞지요? 그냥 들국화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만....
모래밭을 만난 나는 마음이 급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귀한 풍경을 만났으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모래밭으로 접근할 길을 찾은 나는 자전거를 세웠습니다. 이젠 내려가 봐야지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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