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일에 묻혀서 허우적대는 것이 뭐 옳을까? 추억은 추억으로 묻어두고,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은 망각을 선물로 받았으니 하나씩 풀어주고 정리해나가야겠지.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장을 사진으로 찍어 파일로 저장해두었어. 며칠 전에는 중고등학교 때의 일기장을 찾아냈어.
그런 걸 가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지. 가슴아픈 사연들이 제법 숨어 있더라고. 읽어도 기억 안 되는 장면들도 많았지. 그런가 하면 청년 시절의 일기장은 모두 없애버렸어. 남겨서 좋을 게 없을 것 같아서 말이지.
시골에 살면서 난로를 하나 장만해서 거실에 두고싶어. 더 나이 들면 버려야 할 사진들과 일기장 같은 것이나 여행 일기 같은 것들, 혹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는 책들은 하나씩 찢어 태우면서 타오르는 불꽃을 보고 시간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눈 오는 겨울날 오후에 말이지.
그런데 그런 날이 과연 오기나 할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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