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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스승의 날'이라며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by 깜쌤 2020. 6. 1.

이제 스승의 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현장을 떠난 지가 5년이 넘었으니 관계 지으래야 지을 수도 없을뿐더러, 연관시킬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현장에 있을 때도 마지막 이십여 년 정도는, 스승의 날에는 전국의 교사들이 선생의 본분을 지켜 더 열심히 가르쳐보는 날로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이야길 하고 다녔으니 몇몇 동료들로부터 눈밖에 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어떤 용어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때는 봄소풍, 가을소풍으로 불렸던 체험학습일에도 아내가 만들어준 김밥으로 도시락을 만들어 가져갔고, 아내가 챙겨주지 못하면 시장에서 김밥을 사 가지고 가서 점심으로 먹었으니 혼자만 정직한척하는 별스런 선생으로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주 들르는 어떤 가게에서 한번씩 얼굴을 보기도 합니다만 졸업시켜 보낸 지 15년이 다되어가는 참한 아가씨가 준비해두었다면서 가게 주인 분이 작은 봉지를 내밀더군요. 아가씨가 준비한 스승의 날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녹차를 좋아하고 배낭여행을 다니며 맛을 알게 된 올리브 절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가 구해놓았던가 봅니다.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그 아가씨는 평소 언행이 바르고 조신할뿐 아니라 일찍 철이 들어서 4년 내내 전액 장학생으로 공부를 했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레슨을 하며 열심히 살더니 지난해 말에는 국립대 대학원에 거뜬히 합격하여 올봄부터 다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신분이 되었는데, 힘들게 레슨을 해서 번 돈으로 귀한 선물을 해준 것이죠. 그 어떤 것보다 감사하고 고마워서 식사 때마다 밥상에 올려두고 몇 알씩 먹으며 즐기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잘 먹을 게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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