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승부 5 - 버스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오지를 가다

by 깜쌤 2020. 5. 15.


나는 다시 낙동강 옆으로 이어지는 길로 내려왔어.



물줄기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걸어보았던 거야.



여긴 도저히 기억에 없는 길이었어.



육십년전에 이런 길이 있었을 리가 없지 않겠어?



야생화들이 피어 있었어. 노란색 꽃은

애기똥풀일 거야.



이 꽃은 이름을 모르겠어.



철쭉이 아직도 피어있었어.



여긴 봄이 늦은가 봐.



개울을 가로지른 다리가 나타났어.



이 길을 따라 가면 양원역으로 이어지는가 봐.



그렇지만 오늘은 거기까지 걸아갈 형편이 안 돼.



적당한 곳에서 돌아서야지.



저 앞에 보이는 절벽이 은병대일까?



분천역까지 11킬로미터라면 세 시간은 족히 걸어야할 거야.



이 물이 부산까지 흘러간다는 말이겠지.



굽이굽이 감아돌고 떨어지기도 하고 고이기도 하며 ......



 참 멀리도 간다 싶었어.



초등학교 교과서에 물방울의 여행을 묘사한 글이 있었어.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내용이었는지 선생이 되어

아이들에게 가르친 내용인지 모르겠어.



나도 이젠 연식이 너무 오래 되었다는 말이겠지.



기억을 믿을 수 없다는 건 살아가면서 깨달은 거야.



나는 길가 바위에 앉아 쉬면서 배낭속의

오렌지 하나를 꺼냈어.



그런 뒤에 일어서서 승부역 쪽으로 다시 걸었어.



사람을 볼 수가 없는 길이었어.



여성들은 혼자 걷기에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어.




우리나라 치안이 아무리 좋다고해도 말이지.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한 것일까?



가을에는 단풍이 멋질 것 같아.



철교가 다시 나타났어.



새 둥지였을까? 아니면 들쥐 집이었을까?



내성천 모래밭에서는 물새 알을 찾기도 했었는데....



요즘 아이들이 그런 추억을 가지고나 있을까?



철교밑을 다시 지났어.



승부역 맞은 편의 돌다리를 건너려고 해.



저긴 제일 마지막에 가보려고 해.



나는 상류 방향, 그러니까 석포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철도관사가 있는 마을이지.



내가 여기를 떠난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한해 전

아니면 두해 전이야.



나는 저기 보이는 빨간색 출렁다리까지만 가보려고 해.



이제 삼십여분 정도 시간밖에 남지 않았어.



현지인을 위한 가판대가 맞은 편에 보이더라고.



걸음을 빨리 했어.



벌써 해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거야.



그만큼 골이 깊다는 것이겠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