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동네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낮은 언덕에는 과일나무들이 꽃을 달고 있었지.
교회도 있네. 그렇다면 새벽시간 활용하기에도
그저 그만이겠는데 말이지.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동네는 아니었던 거야.
작은 동산 위에 있는 작은집 같으면 얼마나 좋겠어?
참 따뜻하게 보이는 동네였어.
이 동네에 집이 난 거야.
동네 앞으로 시내버스가 지나가는 것 같아.
나처럼 차가 없는 사람에게 마을버스나 시골버스는 발이나 마찬가지지.
그 동네는 교회도 두군데나 있었어. 집을 보긴 보았는데 흡족하다고는 할 수 없었어.
아쉽지만 어쩌겠어?
돌아나오다가 못둑에서 쉬고 있는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
그 분은 내가 본 집을 알고 계시더라고.
요즘은 귀촌이나 귀농을 하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도
제법 있다는 거야.
나는 기차역을 향해 달려야했어.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거든.
기차 출발 3분 전쯤에 간신히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었어.
나는 일부러 사람들과 조금 떨어져 앉았어.
기차시간에 맞추느라고 무리했던가봐. 피곤을 느꼈어.
그래도 졸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눈에 익은 풍경이 차창가로 다가왔어.
청춘을 보낸 곳이지.
영천을 지나자 손님이 더 줄어들었어.
여기도 개울가에 유채가 만발했어.
나는 서경주역에서 내렸어. 원래는 경주역에서 내려야하지만
한 정거장 앞서 미리 내린 거지.
내가 타고왔던 열차가 마주오는 다른 기차와 교행해 가기 위해
5분 정도 더 정차한다길래 내렸던 거야.
중앙선 전철화가 이루어지면 이 역도 역사 속에
묻히게 될 것 같아.
형산강에는 새로운 보 공사가 한창이었어.
원래는 이런 정도가 보라는 것이었는데
임기내 실적 올리기에 급급했던 어느 대통령이 무리를 해서
강산을 망가뜨려버렸던 거야.
왜 그렇게 서둘러야 했지? 좀 길게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면 안될까?
공원내 나무들은 새옷을 걸치는 중이었어. 나는 이런 색깔을 미칠 정도로 좋아해.
그렇게 하루를 보냈어. 결국 옮겨가기는
이번에도 실패였어.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골구경 (0) | 2020.05.19 |
---|---|
너그러움 (0) | 2020.04.30 |
덧없음 3 - 옮겨가기 (0) | 2020.04.27 |
덧없음 2 - 고등학교 시절 노트 (0) | 2020.04.25 |
덧없음 1 - 계림초등학교 (0) | 2020.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