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진달래가 어느 정도 피었는지 궁금했습니다.
3월 13일, 해맞이 마을로 찾아갔습니다.
해맞이 마을은 국립 경주박물관과 상서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동네입니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천천히 걸어올라갑니다.
작은 웅덩이가 나왔습니다. 개구리알이나 도룡뇽 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등산로에 야자 매트를 깔아두었습니다.
사람이 없으니 호젓합니다.
경사도가 아주 완만하므로 그냥 마을안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새소리들이 귀에 들어와 박힙니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도시 바로 옆에 산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을 받은 것이죠.
조금 올라가자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나는 불곡(부처골)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오늘은 등반이 목적이 아니므로 남산에 올라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솔숲 사이 여기저기 누운 무덤가에서 진달래 나무를 찾아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옛 생각이 납니다. 분홍치마와 노랑저고리를 입고 있던 외갓집 새악시가 떠오른 것이죠. 분홍치마와 노랑 저고리는 새색시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옷차림이었습니다.
노랑저고리는 개나리를, 분홍치마는 진달래를 상징하다고도 했습니다만....
제가 어렸을때 개화된 신식여성들은 검정치마와 흰저고리를 입었습니다.
여긴 2년전에 와본 장소입니다.
그때 기억이 났습니다.
바로 여깁니다.
바위 속에는 할머니를 닮은 부처가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토박이 사람들은 할매부처 혹은 할매바위라고도 불렀던가 봅니다.
오늘날의 파키스탄에 해당하는 간다라 지방에서 제작된 간다라 양식에서 묘사되는 부처와는 완전히 그 모습을 달리 합니다.
주위를 대강 살펴보고 돌아섭니다.
유적에 얽힌 자세한 설명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나는 돌아서서 걸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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