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 올림픽 포스터를 찾아나섰어.
그날, 그때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해.
포스터 한장 한장이 모두 예술품이야.
런던 올림픽 포스터....
미국 세인트 루이스 올림픽..... 모두들 100 년은 넘어선 옛날의 일이야.
제 1회 아테네 올림픽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어.
성화 봉송은 베를린 올림픽이 처음이지 싶은데....
별별 게 다 있더라고.
이건 누가 봐도 성화 채화를 위한 집광판이겠지? 나는 시간 가는줄을 몰랐어.
돌아나갈 시간이 되었어.
나는 자동판매기에서 기념 동전을 하나 샀어. 근데 그게 지금 어디에 있더라?
저 모퉁이를 돌아서면 직선 길이 나와.
나는 천천히 걸어나왔어.
다시 스타디움에 서게 되었어. 대리석으로 만든 경기장이 이렇게 고급스럽게 느껴질 줄은 몰랐어. 시멘트 경기장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른 거야.
바닥에 나가보았어. 젊은이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어.
시상대 위에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내가 몸치라는 사실을 상기하여 인정하고는 너무 부끄러워져서 그런 짓은 그만두기로 했어.
이젠 경기장에서 나가주어야지.
저 통로를 벗어나면 스타디움에서 나가는 것이 되겠지.
공식적인 출입문을 나온 우리들은 도로 건너편 국립정원에 가보았어.
우린 방금 저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거야.
공원 벤치에 자릴 잡고 앉아서 가벼운 점심을 먹기로 했어. 아까 경기장 입구 부근 매점에서 사온 도넛을 먹었어.
누구의 동상이었을까?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는 까르르 웃어댔어.
도넛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국립정원 안을 걸었어. 거북이들이 가득한 작은 분수대 앞을 지났어.
제법 신경 써서 가꾼듯 해.
국립정원을 가로질러 나오니까 도로가 나온 거야. 우리의 다음 목표는 국회의사당이거든.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니까 걸어다녀도 무리가 없었어.
국회의사당 앞은 제법 번화한 거리였어.
국회의사당 앞에서 벌어지는 호위병들의 교대식이 막 이루어지려는 순간이었어.
국회의사당 안을 들어가기는 어려우니까 건물을 보고는 교대식을 보는 정도로 만족해야지.
상당히 독특한 옷차림을 한 병사들의 교대식은 관광객들에게 일종의 명물 의식이 되었어. 그런데 말이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돌발 사건이 벌어진 거야.
교대식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어서 모두들의 시선이 거기에 다 몰려있는데 내 주위의 사람들이 국회의사당 계단으로 몰려 뛰어올라가는 거야.
깜짝 놀란 내가 두 눈으로 똑똑하게 본 것은 계단 위에 서서 건물을 지키는 경비 요원이 그들을 제지하고자했지만 다수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버리는 순간이었어.
'어! 저게 뭐지'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퍽 하는 소리가 나며 하얀 벽에 빨간 물감자국이 번지는 거야. 어쩌면 페인트인지도 모르지. 분명히 무언가를 던지더라고.
곧 이어서 색깔 있는 연막탄이 터지기 시작했어. 경비병이 쏜 것인지 시위대가 터뜨린 것인지는 모르겠어.
교대식은 중단되어 버렸고 관광객들이 흩어지기 시작했어. 총소리가 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었어.
곧 이어 국회의사당 안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어. 그러자 시위대들은 황급하게 계단을 뛰어내려와서 사방으로 흩어지더라고. 아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사건때문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어. 총성이 없었고 폭탄이 터지지 않았으니 천만 다행이었지만 가슴이 벌렁거렸어.
단체관람을 온 학생들을 인솔하던 교사는 빨리 피하라고 고함을 지르며 학생들을 재촉했어. 그 선생의 표정과 내 앞을 지나 도망치던 시위대 여자의 표정이 눈에 선해.
영문을 모르는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부산했지만 나는 ㄱ장로에게 빨리 현장을 벗어나자고 이야기 했어. 후속 사태라는게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사건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지만 관광객들은 모두 다 흩어지고 말았지.
국회의사당을 벗어나자마자 곧 다른 구경거리가 나타났어. 그게 뭐였을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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