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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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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올림픽 경기장에서

by 깜쌤 2019. 12. 6.


다음 목표는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이었어.



아크로폴리스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신전터가 있었기에 대중교통수단에 의지할 것도 없이 그냥 걸어가기만 하면 돼. 하드리아누스 황제 개선문을 지나갔어.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터는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었어. 그 말은 입장료를 받는다는 말이 되는 거지.



그렇다면 굳이 들어가 볼 필요가 있겠어? 밖에서 봐도 되기 때문이야. 밖에서 보는 것과 가까이 가서 보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지만 근검 절약정신(?)에 투철한 우리들이니까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하는게 가능했던 거지.



기원전 6세기 경, 참주로 유명했던 페이시스트라토스 시대에 만들기 시작했다는 건물이야.



완공은 6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이루어졌다니까 할 말이 없어졌어.



나는 돌아서서 하드리아누스 개선문을 다시 살펴보았어. 아크로폴리스 위에 우뚝 선 성채가 보이더라고.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에 남아있는 코린트식 기둥들의 높이는 17 미터 정도라고 해. 그 정도면 아파트 8층 정도의 높이가 되는 거지. 그런 기둥들이 아직도 15개 정도 남아있다니 대단한 일이 아니겠어? 신전의 규모가 그렇게 장대했기에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컸다는 거야. 


여길 방문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상아와 금으로 상감한 거대한 신상을 신전에 봉헌했고 자기 조각상도 세웠다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둘 다 사라지고 없다는 거야. 덧없는 일이지.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로마 제국을 널리 두루두루 다녀본 인물로도 유명해. 



우린 도로로 다시 나왔어. 도로에는 트램 노선이 깔려 있었어.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 맞은 편은 국립정원이야. 그쪽으로 건너가 보았어.



나무들이 가득한 정원속에는 자페이온이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이 있어. 우리는 도로를 따라 가면서 눈으로만 그냥 바라보았어.



아이고, 이게 뭐람? 휴대전화가 일반화되어버린 지금 시대에 공중전화기가 남아있다는 것까지는 좋은 일이지만 이런 시설물에게도 낙서를 해두어야 되는 거야? 물론 낙서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예술행위가 되겠지만 이런 것은 정말 아니다 싶어.



아테네에는 노란색 택시가 많았어.



내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로 밑에 고등학교 운동장같은 시설이 있더라고. 어쩌면 위치로 보아 단순한 체육시설인지도 몰라.



이제 거의 다 왔어. 도로 건너편에 근대 올림픽 스타디움이 보이기 시작한 거야.



바로 저 경기장이야. 도로를 건너가봐야겠지.



경기장은 영어 알파벳의 U자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어.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경기장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여기에서 1896년에 제 1회 근대 올림픽이 다시 열렸던 거야.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해가며 정식 이름을 붙여본다면 칼리마르마로 스타디움이 되겠지만 그냥 간단하게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해. 판 아테나익 스타디움 ! 



경기장 오른쪽에 입장권 판매소가 있었어.



입장권은 5유로였어. 입장권 판매소 바로 근처에 있는 작은 매점에서 도너츠와 음료수 샌드위치를 점심 식사용으로 샀어.



관중석으로 올라갔지. 가만히 살펴보면 짐작하겠지만 여긴 산골짜기야. 아르디토스라는 이름을 가진 언덕 옆 작은 계곡을 이용해서 기원전 330년에 판 아테나익 스타디움(=판 아테나이크 스타디움)을 만들기 시작했어.



그 이듬해에 경기장을 완공했다는데 리쿠르고스라는 사람이 공사를 시작했다는 거지. 판아테나익 스타디움이라고 하면 범(凡) 아테네 사람을 위한 경기장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Pan이라는 말은 범(凡 무릇)이라는 뜻이거든. 


평생을 두고 많은 책을 읽어나가다가 보니 이젠 고대 헬라어와 라틴어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지는게 있어. 원어가 나오면 아, 이건 이런 뜻일 것이다라고 짐작이 되는 거지. 물론 내가 그런 언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은 아니니 가끔씩은 내 혼자만의 생각으로 끝날 수밖에 없어. 내가 무식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니 너무 흉하지는 말아줘.

 


나는 관중석 끝부분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보기로 했어. 아까 위에서 말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절엔 여길 검투장으로 재건해서 써먹었다고 해. 그때 이 건축물 재건을 후원한 사람이 헤로데스 아티쿠스였어.



헤로데스 아티쿠스라면 그의 이름으로 지은 극장이 아크로폴리스 밑에 남아있도록 만든 바로 그 사람 아니겠어? 사람은 갔어도 아름다운 이름은 남은 거지.



제1회 근대올림픽이 1896년 4월 5일에 여기에서 개막되었다는데, 게오르기오스 아베로프가 금 400 만 드라크마를 기부해서 이 경기장을 복원 보수했다고 해.  



이 곳을 고고학적으로 발굴한 사람은 에른스트 질러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었어.




발굴때 만들어둔 도면을 보고 아나스티오스 메타크사스가 설계를 맡았다고 전해지지. 바로 여기 이 자리에서 보는 스타디움 광경이 일품이야.



하얀색을 띠는 펜텔리 대리석으로 좌석을 만들었다는데 보기에도 눈부실 지경이지.



근대적으로 설계했다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헤로데스 아티쿠스의 복제품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고 해.  아티쿠스라는 말은 그리스의 아티카 지방을 사랑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로얄석에는 어떤 아가씨가 앉아있었어. 그녀는 VIP가 된듯한 기분으로 앉아서 일어날 줄 몰랐기에 그 기분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말도 걸지 않았어.



 

영화 <벤 허>를 보면 말 네마리가 끄는 전차 경주가 등장하잖아? 그런 경기도 고대 그리스인들이 즐겼던 올림픽 경기 종목에 들어가있었어. 내가 기억하기로는 제정 로마의 2대 황제격인 티베리우스도 젊었던 날에 그런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을 가졌을 거야. 티베리우스는 성경 속에서 디베랴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바로 이 자리가 로얄 석이지.



나는 경기장 바닥으로 내려갔어. 몸치 비슷한 나는 운동에는 영 소질이 없어. 그러니 보는 것 밖에 하는게 없어.



 

로얄석이 무슨 말인지 이 사진을 보면 알게 될 거야.



경기장에 아주 흥미로운 조각상이 서있더라고.



이건 젊은이....



이쪽은 늙은이....  차이점을 찾아냈다면 그대는 놀라운 사고력과 추리력을 가진 사람이지. 진실을 말하자면 나도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쳤어.



정말 멋진 교훈이고 유머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역사의 현장에 발을 디뎌본다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지.



관중석 밑 동굴처럼 생긴 통로를 지나가면 멋진 전시실이 있음을 알게 돼.



통로가 정말 동굴처럼 생겼지?



끝부분은 휘어져 있어.



바로 저기야. 관중석 밑에 이런 멋진 공간이 숨어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



올림픽 역사공부를 하기엔 최적의 장소일 거야.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 운동을 주창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



무슨 일이든 선구자와 선각자가 필요한 법이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