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천절 아침은 조금 참혹했었습니다.
밤새 태풍 영향으로 엄청난 비가 왔었습니다.
북천에 붉은 흙탕물이 마구 소용돌이치며 흘러내려갔습니다.
도로 일부분이 밤새 잠겼었던가 봅니다.
새벽에 일어나니 서재에까지 물소리가 들렸었습니다.
그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태풍 글래디스 이후로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땐 안강읍이 물에 잠겼었지요.
물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도로를 메웠습니다.
끔찍합니다.
물이 줄어들자 더 참혹한 일이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돌로 만든 작은 보가 송두리채 떠내려가버린 것이죠.
그래도 동쪽 하늘에 햇살이 솟아나오니 고맙기만 했습니다.
새로운 날이 온 것이죠.
그게 벌써 2주일 전의 일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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