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를링고 요새 부근 워터프론트에 보면 보트들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선착장이 있어. 그곳에서 치오보섬에 숨겨진 멋진 해변 가운데 하나인 오크루그로 가는 배들이 출발하고 도착한다는거야. 우린 그렇게 멋지다는 해변에는 가보지 않기로 했어.
성 로렌스 성당의 종탑에도 올라가봐야하지만 생략하기로 했어.
컴퓨터 화면으로 이 지도를 볼 경우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거야. 중간에 떠있는 섬이 트로기르지. 위쪽은 크로아티아 본토이고 아래쪽은 치오보 섬이라고 보면 돼. 치오보 섬 해변을 보면 요트 계류장들이 가득하지?
우린 다시 골목으로 들어갔어. 명소를 하나하나 찾아다니기보다 그냥 헤매기로 했어.
골목이 참 아름다웠어. 좁은 골목이었지만 화분도 있고 나무도 있었어. 주민들의 미적인 감각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예쁜 옷가게들이 우리들을 유혹했지만 남자인 내가 그런 것에 마음이 끌리기는 어렵겠지?
사람 둘이 옆으로 나란히 서서 지나가면 골목이 꽉 차버릴 것만 같은 골목에 스쿠터들이 주차되어 있었어. 한쪽으로 딱 붙여서말야.
시민의식이라는게 별거 있겠어? 남의 입장을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되는데 내가 사는 도시 주민들은 그게 안되니 정이 떨어지는거야.
옛날 집들을 잘 활용해서 가게와 호텔들로 꾸며놓았더라고.
출입구로 쓰는 계단밑에 놓여진 탁자와 의자를 보면 이 도시 주민들의 감각을 엿볼 수 있지 않겠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또 어떻고?
가만히 보면 전봇대가 안보이지? 돌투성이 건물들이 꽉 들어찬 구도심에도 전봇대가 없는데 우린 왜 새로 만든 신도시에도 전봇대가 그렇게 빽빽한 거야? 내가 사는 관광도시 경주가 그 지경이니 한숨이 나오는거야.
그래서 나는 그 도시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어. 문제는 아내 마음이지.
간판과 비가리개같은 구조물에 눈이 갔어. 아름다움이라는게 별 것이겠어? 단정함과 깔끔함으로 무장하면 저절로 아름다워지지. 아름답고 예쁜 곳에 관광객들이 몰린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야.
관광산업은 굴뚝이 없어도 되니까 공해유발산업이 아니므로 가치가 있는거라고 생각해.
싱가포르처럼 공정하면서도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 주차 문제와 쓰레기 문제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어. 이 글을 쓰는 우리나라에서는 말 다르고 행동 다른 사람이 법무부장관을 하겠다고 해서 들끓고 있지만 공정한 법집행은 국가와 자치단체의 기본중의 기본이지.
사실 트로기르 구시가지에는 차를 몰고 들어오면 엄청나게 비싼 주차료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되어 있어. 불법주차를 했다가는 엄청난 액수의 벌금이 선물로 기다리고 있다고해.
자동차를 가지고 돌아다니기가 어려우니까 골목이 살아나는 거야. 걸어다닐 수밖에 없으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뭐라도 하나 사먹어야하고 쉬어야하는 법이거든.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신도시에서 재미없이 살면 돼.
아치 문 위에 있는 건물은 호텔일거야. 좁은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에 무릎을 쳤어.
골목을 빠져나오니까 북문이었어. 성채로 둘러싸인 곳이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어.
짧은 다리를 건너 버스 터미널로 걸어갔어. 시가지가 작아서 걸어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곳이야.
본토와 트로기르 섬 사이의 작은 바다는 보트들의 정박지로 쓰이고 있었어.
트로기르에서 스플리트로 돌아가는 버스표를 샀어.
터미널 매표소에서 21쿠나를 주고 샀지.
대형 굴절버스였어. 아참, 버스번호는 37번이었어.
스플리트 비행장 옆을 거쳐가더라고. 중학생 정도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타자 버스 안이 조금 소란스러워졌어. 스플리트 부근에서 아이들이 내리고나자 조금 조용해졌어. 어느 나라든지 사춘기 소년소녀들은 무서운 법이지.
컴퓨터로 볼 경우 지도를 클릭해보면 여러 모로 유용할 거야. 제일 왼쪽 초록색 점이 트로기르, 오른쪽은 스플리트야. 비행장도 보일걸? 두 도시 사이의 거리는 어디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25킬로미터 내외정도야.
스플리트 시내의 버스 종점에서 내렸어. 트로기르와 스플리트 사이는 출발한지 약 30분 정도 지나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야.
승객들이 모두 다 내리는것을 보고 종점이라고 감을 잡은거지.
스플리트에서 트로기르로 가는 시내버스의 앞면을 찍어보았어. 전면 좌측에 37번이라고 자그맣게 표시되어 있고 스플리트와 트로기르라는 말이 보이지? 시내버스가 벤츠 회사 제품이었어.
우리가 있는 곳 위치 파악을 해야지.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불러내서 확인해보았더니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살았던 성에서 그리 멀지 않았던거야.
그렇다면 걸어가야지.
조금 걸어나갔더니 성채가 보이더라고.
우린 북문(골든 게이트) 부근으로 가고 있었어.
위 지도를 가지고 재확인해두면 이해하기가 쉬울거야.
북문 밖에는 멋진 공원이 있었어.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궁전의 모형을 보자 전체 구조를 대강 이해할 수 있었어. 궁전 건축 당시 남문 밖은 바로 바다였던거야.
북문, 즉 골든 게이트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서있는 저 양반이 '닌(Nin)의 그레고리'야.
북문 출입은 통제되고 있었어. 문 양쪽으로 백마 두마리가 버티고 있었어.
닌의 그레고리 동상 밑에서는 거리 예술가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어. 내 느낌에는 실력이 별로였던것 같아.
엄지 발가락이 저렇게 반질반질한데는 이유가 있겠지? 키스를 하거나 만지면 복이 굴러들어오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지. 복받고 싶은 것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누구나 다 같은 마음인가봐.
20세기에 주로 활약했던 이반 메슈트로비치는 크로아티아 사람들에게는 피카소나 로댕과 같은 존재라고 해.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천재 예술가라는 의미지. '닌의 그레고리'는 그 분 작품이야. 그레고리는 10세기 경에 살았던 인물이지.
닌의 그레고리는 교황에게 크로아티아 말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요청해서 허락을 얻어냈다는 인물이야. 예전에는 미사를 라틴어로 드렸었거든. 생각해봐.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때 자기들 말로 하지 않고 이미 죽은 언어가 된 라틴어로 드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으므로 골든 게이트는 대문에서 조금 떨어져서 감상해야했어.
동상 주위의 풍광들이 재미있었어.
대리석을 가지고 저 정도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기술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북문 주위를 세밀하게 살폈으니 이젠 동문쪽으로 가야겠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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