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은 흑토위에 노랗게 물든 유채밭이 지나가기도 했어.
그 풍부한 색감에 나는 혹해 버렸어. 혹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이상하지 않을까?
이 정도왔으면 발라톤 호수가 나와야하는데 말야.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지. 지도를 클릭해서 크게 해두고 보면 좋을 거야. 우린 지금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를 향해 국제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야.
자그레브의 위치를 확인해두었어? 지도 좌측 하단에 있지. 부다페스트와 자그레브 사이에 길게 누운 호수가 보이지? 그게 헝가리인들의 바다격인 발라톤(=벌러톤)호수야.
통로 건너편에 앉아있던 멤버 한분이 과자 봉지를 건네주었어. 난 과자를 잘 먹지 않는 편이지만 이땐 주저없이 받아 먹어야하지 않겠어?
2005년에 헝가리에 두번째로 왔을 땐 발라톤 호수를 가보았지만 이번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어. 그땐 호수 북쪽으로 달리는 기차를 탔었어.
스마트폰을 켜서 위치 확인을 해보았더니 우린 티하니 남쪽을 달리고 있었어. 티하니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고 소문난 곳이었지만 그때도 놓치고 이번에도 놓치고 지나가는 처지가 되었어. 아래 네모 글 상자 속에 예전 글이 들어있어. 아무거나 클릭해보면 발라톤 호수 모습을 대강 구경할 수 있을거야.
헝가리! 헝그리~~ 17 [4] 05 지중해,흑해까지-남동유럽(完) 2006.02.26 09:46 드디어 이윽고 마침내 at last, 발라톤 퓌레드 역에 도착했다. 2시가 조금 넘었으니 약 3시간 가량 기차를 탄 셈이다. 완행열차의 즐거움이자 슬픔은 시간이 |
헝가리! 헝그리~~ 18 [5] 05 지중해,흑해까지-남동유럽(完) 2006.02.27 09:33 발라톤 호수가로 도로가 지나간다. 그 도로를 따라 시장이 서 있는 것이다. 사실 여행에서 시장을 가보는 재미는 상당한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시장 |
헝가리! 恒加利~~ 19 [4] 05 지중해,흑해까지-남동유럽(完) 2006.02.27 22:51 혼자 다니는 여행은 자유로움이 넘치는 대신 외롭다. 진정한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여러명이서 같이 다니고 싶다. 이젠 나이가 있으므로 |
예전에는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 크기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어. 사진이 작게 나와서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거야. 미안해.
일행에게 발라톤 호수를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되어서 그것조차 정말 미안했어.
창밖으로 펼쳐지는 검정과 초록, 그리고 노랑의 잔치를 보는 동안에 버스는 국경에 도착했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같은 나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던 발트 삼국을 돌아다닐때 국제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보기도 했지만 동남부 유럽에서는 처음이잖아?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에 살짝 긴장되기도 하고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도 했어.
여기가 국경이야. 국경에서 더 사진을 찍다가 걸리면 오해를 받은 소지도 있으므로 이 정도로만 해야지. "제차정지, 승객제위 여권준비! (모든 차량은 멈춰주시고 탑승객 여러분들은 여권을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여행을 계획할 경우 궁금해할 것 같아서 이번에 내가 경험한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국경통과절차를 소개해줄게. 자세히 쓰면 글이 길어지니까 핵심만 정리해서 요약해줄게.
1. 헝가리 국경도착 후 버스 안에서 승객들 모두 대기
2. 경찰이 버스 아랫바닥 화물칸부터 확인하기
3. 승객들은 모두 하차해서 버스 옆에 한줄로 대기하기
4. 경찰이 여권을 회수면서 사진과 얼굴 대조하기
5. 승객들, 여권을 제출한 후 버스에 다시 타고 실내에서 대기하고 있기
6. 문을 닫은 버스가 국경을 통과해 다시 대기하기
7. 크로아티아 경찰이 여권 뭉치를 운전기사에게 넘겨주면 승객들이 자기여권 찾아가기
국경통과는 아주 쉬웠어. 여긴 유럽이잖아. 헝가리나 크로아티아 모두 유럽연합 회원국이니까 셍겐조약 가입국처럼 완전 자유롭진 않지만 그래도 수월해. 쉽게 말하면 여권을 제출하고 버스안에서 대기하면 나머지는 그들 경찰(혹은 출입국관리직 공무원)이 알아서 처리하는거지.
12시 20분에 국경도착했는데 모든 절차가 끝나서 버스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 것은 오후 1시 정각이었어.
크로아티아로 넘어오자 평원에 만들어진 농지구역 경계선이 조금 많아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헝가리쪽은 아직도 평원이 많아서 그런지 농토에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어.
크로아티아에도 유채밭이 이어지고 있었어. 저것으로는 아마 열매에서 기름을 짜겠지?
비닐을 사용한 농사짓기 기법은 동유럽쪽으로는 상당히 드물었어. 우린 시골마다 비닐이 넘쳐나는데 말야.
비닐을 사용하면 잡초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어서 조금 편할지는 모르지만 뒷처리가 어렵잖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이 비닐 폐기물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사실을 잘 모를거야.
고속도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어. 나라와 나라 사이에 고속도로가 이어져서 물류 흐름이 원활하다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우리 한반도 이웃에는 정말 고약한 녀석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유럽처럼 자유롭게 왕래하고 물자가 이동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평야 끝자락에 서서히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그리 높은 산들은 아니었지만 풍경이 변하고 있음은 확실했어.
작은 산을 넘어가자 도시 근교가 나타나기 시작했어.
그리고 잠시 뒤에는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버스터미널에 도착한거야. 국경에서 자그레브 버스터미널까지는 약 한시간 정도 소요되었어. 노란색 수영복 입은 아가씨가 사진 속에서 우릴 환영해주었어. 저 아가씨는 크로아티아 곳곳에서 나타나 우릴 환영해주기도하고 환송해주기도 하더라고.
우린 기사가 꺼내주는 배낭을 찾아 어깨에 메었어. 여기가 자그레브구나 싶었어. 이번 여행에서 처음 사용해본 플릭시버스는 만점 수준이었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사용하고 싶을 정도였지.
버스터미널을 나온 우리는 호텔로 향했어. 스마트폰으로 방향을 확인한 뒤 걸었어. 비가 왔어.
우린 터미널 부근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두었어. 배낭을 메고 이동해야하니 그게 최선의 선택일 것 같았어.
사거리모퉁이에 호텔이 보이더라고. 바로 저기야.
론리플래닛에도 소개되어 있는 호텔이지.
입구를 못찾아서 부근을 감돌다가 로비를 찾아 들어갔어.
로비에 고풍스런 물건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지. 품위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았어. 젊은이들이 하는 말로 하자면 가성비가 좋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
ㄱ장로와 나는 같은 방을 쓰기로 했어. 세사람은 다른 방을 사용하기로 하고 말야. 우리가 묵는 방은 아까 사거리 부근에서 본 바로 그 모퉁이 방이었어. 2박에 56유로니까 하루에 28유로잖아. 물론 일인당 가격이지.
발코니에 서면 모든 방향을 다 살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나는 발코니에 나가 보았어. 우리가 걸어왔던 길이 앞쪽으로 뻗어있었어. 나를 제외한 모든 분들이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사거리 부근으로 외출을 나갔어.
나는 아침에 먹다 남은 빵과 오렌지 한개로 점심을 대신했어.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자그레브는 평온한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어. 여기가 살짝 외곽이긴해도 다운타운이 그리 멀지 않기에 위치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식사를 하러나간 팀들이 돌아왔기에 짐을 놓아두고 본격적인 시내 구경에 나서기로 했어. 로비로 내려갔어.
로비를 통과해서 거리로 나갔어. 우린 주말에 도착했기에 크로아티아 돈을 환전하지 못했어. 그래서 카운터에서 환전을 했는데 아주 양심적인 가격으로 바꾸어주더라고. 나는 이 호텔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어.
비가 와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거리에 사람이 적었어.
아! 참, 이 호텔 이름이 궁금하지? 슬리스코 호텔이야. 이 호텔에 관해서는 나중에 한번 더 소개해줄게. 그럼, 오늘은 이것으로 그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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