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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그냥 덤덤하게 - 상전벽해 3

by 깜쌤 2019. 4. 27.


강성마을에도 친구가 살았기에 서너번

 놀러간적이 있었어.



아들의 친구가 찾아왔다고 반겨주시던 어르신들의 인자하신

모습조차 이젠 너무 희미해지고 말았어.



거기도 마을이 다 사라지고 잡초 수북한

폐허만 남은거야.



자전거를 타고 더 달려나갔더니 동막 마을쪽으로 연결이 되는거야.



안동에서 영주로 이어지던 옛 도로야. 개울 건너편에 동막마을이

었던 것으로 기억해.



여기도 모래가 참 고왔던 곳인데 지금은 너무

스산해지고 말았어.



강물이 영어 알파벳의 S자 모양으로 몇번이나 굽이치며 감돌아 흐르던 절경이었는데

그걸 다 파괴시키고 말았으니 어찌 혀를 차지 않겠어?



예전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이야기를

넋두리 정도로만 알거야.



저 산밑에 평은초등학교가 있었어. 물줄기 첫굽이에

평은휴게소가 있었지. 



동막 마을은 사라지고 이주단지가 건설되었어. 강바닥에 그 많고 반짝거리던

모래는 사라지고 돌무더기만 남았어.



동막 마을 앞 들판도 황폐화되어버렸어.



이제 남은 건 산허리를 깎아만든 새 도로와

시멘트 다릿발 정도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저지른 범죄(?)의 현장이야.



나는 동막 이주단지로 가는 다리 위를 지나가고 있어.



다리 난간에 붙어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어.



2006년 6월만해도 내가 지금 서 있는 다리 밑은

이런 모습이었어.




일급수가 흐르던 모래강이 사라진거야.



이게 현재의 모습이지. 시멘트 마당처럼 보이는 곳이

평은휴게소 자리였어.



이젠 다릿발 몇개만 남아있어. 다리 위에 서서 보면

아래 사진처럼 보였어.



이랬던 곳이 사라진거야. 나는 지금 사진 속의 맞은편

산중턱에 서 있는거야.




이해가 되는지 모르겠어.



우리 인간들이 꼭 이렇게해야만 하는지 몰라. 그래도 물이 빠지고나니까

옛날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드러나잖아?




나는 맞은 편 산중턱으로 걸린 도로를 따라 한바퀴 돈거야.



사진 한가운데 상류쪽에 보면 작은 소나무 숲이 보이지? 거기가 귓골이고

소나무 숲 위에 신평빌리지가 있는거지.



조금 더 확대해보았어. 이젠 확실히 감을

잡을 수 있을거야.



이런 걸 두고 상전벽해라고 말할 수 있을거야.



새뱅이, 오가미(=오개미)같은 정겨운 이름을 지닌 마을도

저 모퉁이 어딘에가 있었을거야.



구마이 마을 뒷산에 걸린 도로에 가보았어.



평은역이 있었던 자리도 다 사라져버렸고 개울 건너 금강마을도

형체조차 없이 사라져버렸어.


사진 오른쪽 멀리 영주댐이 보여.


구마이 마을 뒤에서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준 기사어른을

다시 만나서 승용차에 탔어.  



동막 마을로 이어지는 높은 다리 위에 잠시 멈추어서서

설명을 해드렸어.



옹천을 지나 안동시내를 통과한 뒤 의성으로 이어지는

길을 달렸어.



의성을 지나 군위를 거친 뒤 우보로 이어지는

지방도로로 올라갔어.



내가 청소년기를 보낸 곳이지.



이 부근 어디어디 골짜기가 비행장 이전 후보지라고 해서

한때 난리가 났었지.


대체 산다는게 뭔지 모르겠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