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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춘란을 찾아서 2

by 깜쌤 2019. 4. 18.


산으로 올라갔습니다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온갖 식물들의 새싹이 솟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되면 난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철쭉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진달래는 잎이 나기전에 꽃이 피지만 철쭉은 그렇지 않습니다.



간간이 진달래가 보이기도 했습니다.



분홍의 수수함을 느끼기에는 진달래가 최고입니다.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만 춘란은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벌써 봄꽃이 자라오르고 있었습니다. 붕이인가 봅니다.



산에 물길이 있었던가봅니다. 붓꽃이 물길따라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난초찾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산비탈을 오르락거리기에는 힘이 부쳤습니다.



자전거를 이미 한시간 이상이나 타고 갔던 산이었기에 맥이 다 풀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나이는 못속인다더니 그 말이 진리같습니다.



경주남산과 토함산이 저 앞으로 길게 누웠습니다.



춘란찾기도 어려운데 난초꽃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법입니다.



시골 담장밑에 명자나무꽃이 빨갛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명자야, 명자야! 초등학교때 같은 동네에 살았던 명자가 생각났습니다.  



시내로 돌아가다가 벚꽃이 환하게 피어있는 시골집을 보았습니다.



골목 안에 흙집 한채가 아담하게 숨어있었습니다. 



담장 너머 집 안쪽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주인이 왜 그러시냐고 말을 붙여왔습니다.



춘란구경을 하러 왔다가 못보고 가는 길이라고 했더니 꽃대를 올린 춘란이 있다며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정말이었습니다. 그 귀한 보춘화꽃을 여기서 만나네요.



더 신기한 일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집주인이 교직생활에 발을 내디뎌 제일 처음에 가르쳐보낸 첫제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좁고 신기하더군요.



보춘화 구경을 하고 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젊었던 날, 낚시하러 자주갔던 저수지 곁을 지나왔습니다.



명자나무를 다시 만났습니다.



한번 더 불러봅니다.

"명자야, 명자야......"



나는 학교앞을 지나왔습니다. 이 마을에도 제자들이 제법 있습니다만 볼 기약이 없네요.



복사꽃이 발그레하게 피어나는데 내 젊음은 멀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개울로 나갔습니다.



이젠 시내로 돌아가야지요.



버드나무에도 물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경주시내로 들어가는 도로가에 심어둔 벚나무에 꽃이 가득 붙었습니다.



옥녀봉 부근에도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그렇게라도 보춘화꽃을 보았으니 목표를 거뜬히 달성한 셈이 되었습니다. 정작 아쉬운건 속절없이 달려가는 봄날이지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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