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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에서 봉화까지 4 - 바래미 마을

by 깜쌤 2019. 1. 8.


안동에 가면 내앞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내앞이니까 천전(川前)이라고도 알려진 마을인데 의성김씨 종택이 있기도 합니다.



내앞 마을에는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이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안동에 하회마을내앞마을이 있다고 하면 봉화에는 닭실마을바래미마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 공교로운 것이 봉화 바래미마을에도 의성김씨들이 모여살아온 동네입니다. 물론 다른 성을 가진 분들도 살아왔습니다만......



나는 만회고택부터 찾아가보았습니다.



이집은 만회 김건수(金建銖:1790~1854) 선생의 고택입니다. 중요민속자료 제169호로 1984년 1월에 지정된 유서깊은 집이라고 합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오른쪽 마당 한쪽에 자라는 목련나무의 키가 보통이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문신이었던 만회 선생이 사셨던 집으로 현재는 독립운동가 김정진님이 소유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만회고택의 명물은 명월루입니다.



사랑채인 명월루야말로 봉화유림들이 모여 연명한 파리장서사건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현장에 와서 서보니 감회가 새로워졌습니다.



나는 조용히 뒤돌아섰습니다. 역사의 무게가 너무 크게 와닿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전거를 끌고 이웃에 자리잡은 고택으로 향했습니다. 아래 지도를 보겠습니다.




1번은 봉화기차역을 의미합니다.

2번은 옛날 봉화철도관사촌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3번으로 표시한 곳이 바래미마을이 위치한 곳입니다.

만회고택의 표시는 따로 나타나있습니다.



토향고택 뜨락이 펼쳐졌습니다.



뜨락 맞은편에 토향고택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와집이 등장합니다.



토향고택의 유래는 대문간 옆에 세워둔 안내문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낫지 싶습니다. 토향이라는 이름에 얽힌 사연이 가슴을 적십니다. 



그야말로 뼈대있는 가문이 소유한 고택인가봅니다.


 

자전거를 밖에 세워두고 대문간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집안 여기저기를 살폈습니다.



주인의 아드님 되는 분이 편안하게 둘러보라고 권해왔습니다.



대문간의 행랑채에는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토향고택 뒤안에는 야생화 언덕이라는 멋진 언덕이 조성되어 있다고 안내해주었습니다.



야생화 언덕에 올라서면 마을을 굽어볼 수 있다고해서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안채가 뒤에 숨어있었습니다.



뒷마당에는 그네까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양반가의 고택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군요.



안동 하회마을과는 구별되는 또다른 분위기가 나를 압도해왔습니다.


 

안채는 아늑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안채 입구 벽에 걸린 채와 소쿠리, 마늘이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해주었습니다.



춘향이가 나와 인사라도 할 것 같았습니다. 춘향전에 등장하는 이몽룡의 모델이 되는 분이 봉화 출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성이성이라는 분인데 봉화태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뒷산에 오르니 벤치까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야생화언덕에 올라보니 봉화 기차역쪽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낮은 야산들이 펼쳐지고 내성천은 들에 가려 그 모습을 감춘채로 흘러갑니다.



봄과 가을에 오면 정말 멋진 풍광이 나그네를 맞이해줄 것 같습니다.



봉화에 이런 명품 마을이 숨어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나는 다시 뒷뜰로 내려왔습니다.



모르고 그냥 지나쳤더라면 큰 실수를 할뻔 했습니다.



사랑채와 안쪽이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고택 입구가 있는 마당으로 나가야합니다.



토향고택의 여주인인 김희선님은 시인으로 등단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고택의 안주인에다가 여류시인이라면 정말 복이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왓장에 담아놓은 시들이 뜨락 곳곳에 숨어서 향기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멋과 운치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하루쯤 숙박하는 멋이 있어야하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행랑채가 보입니다.



단정하게 벗어놓은 하얀 고무신이 정갈한 멋과 맛을 더해줍니다.


 

대문을 통해 나는 차분한 발걸음을 내딛으며 골목으로 나갔습니다.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