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가 여름내내 화려한 닭벼슬같은 꽃을 자랑하다가 가을이 되니까 풀이 죽기 시작했어. 중간대궁에서 옳곧게 자라난 여름꽃을 잘라버렸더니 작은 곁가지들이 올라왔어. 그 곁가지에서 새줄기가 나오고 거기서 피어오른 꽃들은 11월인데도 싱싱해.
9월 하순부터 산부추가 탁구공모양으로 동그랗게 꽃망울 맺더니 10월에는 화려하게 꽃을 피웠어.
이렇게 오래 가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어. 보고 있으면 고귀한 품격조차 느껴지는것 같아. 꽃이 보라색이잖아?
와송도 10월에 꽃을 피웠어. 항상 늦게 피우는 꽃이어서 그런지 철을 놓친 벌들이 자주 오더라고.
일년 내내 옥상에 던져놓고 방치해두어도 잘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어서 참으로 기특하게 여기지.
흙을 조금 넣은 작은 화분에 심었더니 자라긴 하는데 꽃대궁을 밀어올리다가 끝부분부터 물러버리더라. 그러니까 기와집 지붕에 붙어서 자라는가봐. 가을꽃은 하나같이 인내심이 강하고 생명력이 특별히 질긴 것 같아.
11월에도 꽃을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을 잡은 것인지 이제사 깨달았어. 인생살이도 그런 것 같아. 늘느막에도 피부가 곱고 아프지 않고 사는 분들은 큰 복을 받은데다가 어마어마한 행운까지 잡은 거야. 거기다가 경제적으로 윤택하면 하늘로부터 특별히 택함까지 입은 사람이 아닐까?
이 글을 써두고는 커피 한잔 마시러 갈거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즘은 집에서 거의 말을 안하고 산 것 같아. 난 말 안하고 살아라고해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아. 혼자 있어도 별로 심심하지 않거든. 책만 있다면 말야.
또 하나 고백할게 있는데 말야, 내가 남의 블로그에 가서 댓글을 달면 상대편 블로거도 내 블로그에 와서 답글 품앗이하는 그런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거야. 별 의미도 없는 내 잡글을 소중한 분들이 읽어봐주시다가 마음이 통해서 친구가 되면 좋겠지만 애써 구걸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야. 그러니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을 수 있는거지. 거기다가 책만 가득 있다면 말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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