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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하띠엔 항구에 도착하다

by 깜쌤 2018. 10. 16.


2018년 1월 29일, 푸꾸옥에는 비가 왔다. 새벽에도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렸었다. 베트남 여행 21일째다.


 

6시 55분경에 식당에 가니 다행하게도 문을 열어두었다.



리셉션 카운터의 아가씨에게 7시 반에 택시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해두었다. 영어식 이름은 Dana였지만 원래 이름은 My Dong였다. 그녀는 친절했다. 그렇게 말하고나자 내가 무슨 부자나 된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부자들은 이런 맛에 사는구나 싶었다.  



풀장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 혼자 앉아 식사를 한 뒤 커피까지 마셔주었다. 그래야 식사를 끝낸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7시 35분에 택시가 왔다. 락쟈(Rach Gia)에서 Bai Bong으로 출발하는 페리보트가 오전 8시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저께 샤오비치 가던날 오토바이를 사용했던 우리팀 멤버들이 조사를 해왔기에 그 시간을 맞추려고 노력을 했다.



운전기사는 사람이 좋아보였다. 푸꾸옥 섬의 동쪽 해안에는 육지로 가는 배들이 출발하는 항구가 있기에 섬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달렸다.



택시를 처음 탔을 때 운전기사에게 바이봉으로 가자는 말과 함께 행선지를 적은 메모지까지 보여주었지만 그는 엉뚱한 곳에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중간에 차를 세우고 표를 사라는 뜻으로 말을 하는데 건물을 보니 하띠엔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하띠엔에도 푸꾸옥 섬에서 페리가 가긴 간다. 하띠엔으로 가면 호치민(=사이공)으로 가는데 돌아서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우리는 하띠엔보다는 락쟈로 바로 가고 싶었던 것이다. 락쟈로 가는 페리는 바이봉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물 외벽에 하띠엔이라는 글씨가 등장하니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것이다.



 

다시 차를 돌려 바이봉으로 향했다. 문제는 택시 기사가 방향을 잘 모르는듯했다. 엉뚱한 길로 들어설때는 이틀전에 바이봉 항구에 가보았던 우리팀 멤버들이 일제히 노우(No)를 외쳤다. 바이봉 항구의 페리보트 매표소까지 오니 7시 55분이 되었다. 창구 아가씨 가로되, "락쟈 가는 배는 없어요."



맥이 탁 풀렸다. 아침부터 일이 이런 식으로 꼬이면 안된다. 하띠엔 가는 배는 8시에 있는데 슬로보트여서 3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시간이 다 되었기에 우리팀 멤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행선지를 바꾸어 하띠엔으로 가기로 했다.   

 


17만동을 주고 표를 샀다. 허겁지겁 배에 올랐다. 



배표를 사는데는 여권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배표를 현장에서 살 땐 조금 일찍 가는게 좋다.


 

페리는 남저음 굵은 목청으로 출발 신호를 울리더니 이내 출발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푸꾸옥 섬을 떠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계획이 다 틀어져버렸다는 것이다.



배안에서 여행일정을 새로 세워야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인근 지명을 충분히 파악해서 멤버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두긴 했었다.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우리는 지금 지도에서 3번으로 표시된 푸꾸옥 섬에 와있고 베트남 본토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마지막 행선지는 호치민이다. 아래 지도를 보자.  




하띠엔 항구 위치를 표시해두었다. 하띠엔은 캄보디아와 국경을 마주한 도시인데 우리의 마지막 행선지인 호치민까지는 거리가 제법 된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우리는 지금 하띠엔으로 가는 배를 타고 있다.



배에는 화물차들도 많이 실었다. 선장이 무게 중심 정도는 잘 알아서 잡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았다.



숲이 울창한 섬을 뒤로 남겨두고 배는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페리보트가 입출항하는 항구라고는해도 항구의 조건을 잘 갖춘 그런 곳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선실 안에 박혀 있기에는 너무 답답해서 갑판으로 나가보았다.



배가 속력을 올리자 섬이 뒤로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하띠엔에 도착한 이후에 무엇을 할까 하는 것이다. 항구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었기에 판단을 잘 해야만 했다.



하띠엔에서 하루를 머물기에는 전체일정이 너무 빡빡했다.



그렇다면 하띠엔을 바로 벗어나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가 문제였다.



락쟈로 갈 수 있었다면 우리들은 메콩강 하구도시로 유명한 껀떠를 우선 방문 후보지로 꼽아두었는데 방향이 많이 달라져버렸던 것이다.



하띠엔 인근의 관광지로는 쩌우독(Chau Doc) 유명하다. 쩌우독은 캄보디아와 국경을 이루는 도시다. 그건 하띠엔도 마찬가지이지만......



페리보트 옆으로 많은 배들이 스쳐 지나갔다.



푸꾸옥 섬이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말이 되겠다.



나는 갑판 위를 서성거렸다.



기회가 된다면 푸꾸옥 섬에 다시 한번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의 풍경을 찍어보았다. 단조롭다.



무료함을 이기지 못한 나는 다시 갑판으로 나갔다.



못보던 섬들이 나타났다. 멀리 보이는 곳은 캄보디아 영토일 것이다.



바다 위에 누런 띠같은 것들이 모여있었다.



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물옥잠 비슷한 식물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하띠엔과 푸꾸옥 사이에는 제법 많은 교통 왕래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양한 형태의 많은 배들이 왕래하고 있었다.   



마침내 육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베트남인들도 담배를 많이 태우는 축에 들어간다. 담뱃재가 바람에 날려 내 눈을 상할뻔 했다.



이윽고 항구로 들어선다.



항로를 나타내는 부표가 가지런하게 떠있었다.



청록색으로 칠한 어선들이 조업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 부근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것이다. 강을 가로지른 다리가 나타났다.



강가의 풍경이 약간은 단조롭다.



기사들도 트럭위에 올라가서 하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페리가 다리 밑을 지나갔다. 이제 다 온것이나 마찬가지다.



배는 강물을 살짝 거슬러 올라가서 오른쪽 강안으로 접안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기사들도 하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부두에 접안했다.



배에서 강변으로 내려뜨리는 다리가 펼쳐지기 시작했고 성미 급한 어떤 여행자는 그사이를 못참고 걸어서 내려가고 있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