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목요일, 청량리로 가는 기차를 탔어.
화본역에서 내렸어.
화본이 어디냐고? 경주, 영천, 의성, 안동, 영주, 단양, 제천, 원주...... 이런 정도는 다 알지?
화본역은 영천과 의성 사이에 있어.
그 다음역이 우보역인데 거긴 기차가 서질않아. 우보 다음이 탑리고 그 다음역이 의성이지. 탑리와 의성에는 기차가 서기도 해.
화본역은 네티즌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시골역으로 선정된 사실이 있는 기차역이야.
사라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곳이 군위, 의성인데 군위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해.
이젠 정말 보기 어려운 옛날 대합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시골 기차역 대합실이 이런 모습이었어. 기억나?
밖으로 나갔어.
역 마당을 돌로 포장해두었어.
예전엔 꿈도 못꾸던 것들이지. 화장실과 보선사무소.....
아직까지 남아있는 증기관차용 급수탑.....
내가 어렸을땐 증기관차가 다녔었지.
예전엔 소화물을 부치고 여러가지 물자들을 하역했던 곳인데 이젠 공원처럼 꾸며두었어.
화본마을에는 1970, 80년대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이젠 모두 단장을 해서 너무 예뻐져버렸다는게 탈이지.
저 앞 도로로는 시골 버스가 다녀.
이런 시골에 커피가게도 생겼어.
중국요리집도 들어섰어. 중국집은 옛날부터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
화본역 마을에는 친구의 친구가 살았어. 명수라는 이름을 가진 몸빠른 친구였는데 못본지가 사오십년이 된것 같아.
기차통학을 했던 친구들이 더 있었는데 이젠 얼굴도 가물가물해.
나는 철도관사를 보고 싶었어. 왜 그러는지 알지?
이 골목이야.
화본역과 보선사무소 직원을 위한 철도관사 건물이지.
지금껏 두채가 남아있는데 한채는 손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있어.
폐가가 다 되었어.
나는 이 집이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찾아온거야. 내일 14일에 형제들이 모여서 벌초를 하기로 했어. 하루전에 시골애 올라가 있으려고 미리 온 김에, 사진이라도 찍어두려고 찾아왔던거야.
건물 뒷모습이지. 퇴락해버린 모습이 그리운 이의 뒷모습처럼 가슴 아리게 만들었어.
너무 쇠락했기에 마음 아팠던거야.
돈있음 한채 사서 손보고 살았으면 좋겠어.
대문엔 대추나무가 두그루 자라고 있었어.
열매가 얼마나 실하던지 하나따서 씹어보았어. 내가 청소년기에 살았던 그 마을 뒷산에도 야생 대추나무들이 많았어.
이 집은 수리해서 민박용으로 쓴다고 들었어.
마당에는 잔디도 깔았어.
덧문이 닫혀있지 않았기에 속을 조금 볼 수 있었어. 다다미방도 있더라고.
실내를 살짝 엿보고는 돌아나왔어.
도로로 나가야지.
국수집은 그시간까지는 준비중이었어. 영업시간이 아직 덜되었던거야.
이제 걸어가려고 해. 두시간 정도만 걸으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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