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아침, 예천을 출발해서 문경을 향해 달리는 중이었습니다. 문경시 점촌에는 대학시절의 친구가 살고있었기에 전화로 연락을 해서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해두었습니다. 만나진다면 자그마치 사십몇년 만의 만남입니다만 그게 불발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회룡포를 거쳐서 가기로 했습니다. 문경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의 갓길을 따라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날이 흐린데다 보슬비가 살살 내리고 있었기에 특별히 조심해서 달렸습니다. 예천역과 예천군청을 지나 유천면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고 지나친 것은 확실한데 그다음부터 기억이 끊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침대위였습니다. 내가 사고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리와 어깨죽지 부근에 통증을 느꼈습니다. 사진 촬영결과 뇌와 가슴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천은 연고가 없는 곳이므로 경주로 이송을 원했습니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보험가입여부는 어떻게 되는지 사고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두어겠다는 생각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불러준 환자이송업체의 앰불런스를 타고 경주로 달렸습니다. 한번씩은 사이렌소리와 경고음 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몇가지의 정밀 검사를 거쳐 어제는 경찰서에 제출할 진단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전치 6주가 나왔더군요. 어제 저녁에는 힘들게 외출 허가를 얻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집에 가서 몸을 살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왼쪽 허벅다리와 고관절 부근은 온통 피멍이었습니다.
얼굴과 온몸 군데군데에도 긁히고 까인 상처가 생겼습니다. 갈비뼈 두개가 부러진 것 외에는 뼈가 부러진 곳이 없었지만 뇌에 혈흔과 타박상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하더군요. 전치 6주의 사고라니까 가벼운 사고는 아닌듯 합니다. 머리를 다쳐버렸으니까 후유증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사고 현장에서 예천 권병원으로 옮겨주신 예천소방서 119 구급대원님들께 깊은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고경위파악과 후속 문제 처리를 위해 문의를 드렸던바 정말 친절하게 응대해주신 예천경찰서 팀장님과 조사관님께도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의 ㅊ차장님께도 같은 심정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분들께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더 자세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염려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함과 죄송함을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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