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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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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혼자라도 가야하나? - 1

by 깜쌤 2018. 7. 16.


7월 4일 아침, 북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장마 중간에 날이 들어서 그런지 하늘이 한없이 푸르렀다.



형산강에도 물이 많았다.



차창안에서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맑아서 그런지 경주 남산도 앞으로 바짝 다가선 느낌이 들었다.


 

모량천에는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다.



청소년기를 보낸 삶의 터전을 지나쳤다. 


 

남보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밋밋한 풍경이겠지만 특정인에게는 그런 장소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되는 법이다. 



안동역 플랫폼에서 자전거를 조립했다.



지하도를 지나 지상으로 다시 올라갔다.



안동역 광장으로 나왔다.



어리바리기하기 그지없는 내가 청춘의 귀함을 모르고 헛되이 마구 날려 보낸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이 남아 다시 찾아왔다.



요즘 나는 이 도시에서 잠시 살아보면 어떨까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오늘도 그것 때문에 찾아왔다.



점심은 맘모스제과점에서 만든 빵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서로 다른 빵을 세개나 사가지고 나왔다.



안동 시가지는 경주에 비해 훨씬 깨끗하다.



경주역앞으로 펼쳐진 구시가지 상권은 폭삭 내려앉아버린데 비해 여긴 분위기가 다르다. 



안동교회 부근으로 방향을 잡았다.



안동교회 부근은 참 신기한 곳이다. 절이 있고 성당이 있으며 유림 관련 시설도 있다.



서로 다른 믿음이지만 존중해주며 공존하는 특별구역(?)이기 때문에 더 각별한 곳이리라.



나는 영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달렸다.



석수암......



고개를 넘는 내내 아련해졌다. 


 

이 고개를 넘으면 이천동 석불상이 나타난다.



흔히 제비원으로 알려진 곳이다.



고개를 넘어 조금 내려가자 제비원 휴게시설이 나타났다.



2012년 여름에 이 부근을 지나쳤다. 영주부근에서 출발해서 자전거로 포항을 목표로 삼아 달릴때 잠시 들러본 곳이다.  




나는 마루에 걸터앉아 빵을 뜯어먹었다. 치즈빵은 약간 짭짤하면서도 쫀득쫀득하니 특별히 더 맛있다.



어느 정도 숨을 고른 뒤 이송천교회가 있는 마을을 향해 달렸다.



골짜기 논을 끼고 산봉우리 밑에 재사같은 건물이 보인다.


 

저런 집 한채만 있으면 좋겠다. 그게 내 작은 소원이다.


 

요즘은 시골 어디라도 어떤 길이든지 포장이 잘 되어있다.



이송천교 위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개울을 살펴보았다.



비온 뒤끝이어서 그런지 살짝 황토끼가 배인 물이 흐르고 있었다.



마을로 들어섰다.



이런 작은 마을에 교회가 있는가보다.



개울을 동쪽에 두고 벌판이 조금 형성되었는데 서쪽 산밑으로 집들이 늘어서서 참한 마을이 만들어졌다.



마을을 살펴본 뒤 다시 개울로 나가보았다. 시멘트로 만든 봇도랑 바닥에도 고운 모래가 조금 깔려있었다.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개울둑으로 도로가 나있고 마을버스 정류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갈수기에는 물이 거의 잦아들 것이다.



구름속을 지나는 해가 빛조각을 개울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었다.



마음결 여린 나는 이런 풍경을 보면 그만 정신이 아뜩해져버리고 만다.



 나는 모질지 못하다. 그게 나의 가장 큰 약점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