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 한번 보는 것이 내 인생의 작은 소원 가운데 하나였다.
매화 핀 계절에 눈이 와야 가능한 것이니 이루워지기가 어려웠다.
그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이 이루어졌다.
3월 21일에 눈이 왔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 대구 갈 길이 생겼다.
경주역에서 동대구행 기차를 기다렸다.
남산 정상부에 눈이 가득했다.
소금강산에도 눈이 녹지 않고 남아있었다.
경주에서는 정말 보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기차가 건천부근으로 다가가자 단석산 줄기에 눈이 가득한게 아닌가?
나는 이런 광경을 경주에서는 처음 보았다.
개나리 활짝 핀 계절에 눈덮인 산을 보다니....
이젠 매화를 찾아야한다.
기차 안에서 차창 밖의 매화를 찾아야하니 이건 정말 어려운 과제다.
그런데 기적같이 매실 밭이 나타난 것이다.
틀림없는 매화다.
비록 매화나무 가지에는 눈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그 정도면 만족할만 했다.
불완전하긴해도 인생길의 버킷리스트에서 목록 하나를 지울 수 있게 됐다.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장대의 봄 1 (0) | 2018.05.05 |
---|---|
노란 봄 (0) | 2018.04.20 |
보문의 봄 3 (0) | 2018.04.10 |
보문의 봄 2 (0) | 2018.04.06 |
보문의 봄 1 (0) | 2018.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