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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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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영응사에서 미케 비치까지 해변길을 더듬다 1

by 깜쌤 2018. 3. 28.


영응사에서 내려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까 해안도로를 따라 올때 숨겨진 입구를 본 것 같아서 지름길로 가고 싶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길을 발견하고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길이 막혀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돌아서서 절로 다시 올라갔다.



멀리 돌아서 해안도로로 내려섰다. 남는게 시간뿐이니 걷기로 했다.



나는 자주 걷고자 노력한다.



이런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것은 얼마나 멋진 경험이던가?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베트남에는 오토바이가 엄청 많다. 소리에 아주 민감한 나는 오토바이 엔진소리 때문에 미칠 지경이 된다. 



해안도로에는 지나다니는 오토바이가 적어서 살것같았다. 



 다낭 미케 비치의 북쪽 끝은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어항이나 다름없다.



조금 걸었더니 이내 평지로 내려왔다.



바다엔 어선들이 가득 떠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몇명이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개울을 건너고 있었다. 개울이라고 하지만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곳이니 아이들이 건너는 곳은 기수면일 것이다.



용감한 아이들이 먼저 건너고 가녀린 아이가 뒤에 남았다.



남은 아이는 건너갈까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폈다.



먼저 건너간 아이가 되돌아왔다.



그리고는 남아있다가 건너오는 아이를 중간에서 만나 두손을 마주 잡았다. 아이들의 따뜻한 심성을 보며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동심을 지닌 어른들이 세상에 가득해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천국으로 변한다. 



  그릇된 종교적인 신념으로 자살폭탄 조끼를 입는 어린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자폭에 나서는 아이들에겐 어른들이 돈을 지불한단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돈과 그릇된 종교관으로 죽음의 길을 택한다.



그걸 어른들은 영광스런 순교자라며 추켜세운다.



그렇게 자폭하는 것이 지극한 영광을 누리는 순교자가 되어 천국가는 지름길이라면 그런 죽음을 부추기는 어른 자기는 왜 먼저 솔선수범해서 자살폭탄조끼를 입지 않는가 말이다.



나는 온갖 생각을 하며 해변도로를 따라 걸었다. 과연 시동이나 제대로 걸릴까 싶은 낡은 오토바이도 누가 가져갈까 싶어서 쇠사슬까지 사용해서 자물쇠를 채웠다.



바구니나 다름없는 이런 일인승 미니 보트를 타고 가난한 어민들은 바다에 뛰어든다.



먹고 사는 것이 그만큼 팍팍하다는 뜻이리라.



내가 어렸을때 우리들 삶이 그랬다.



중학교 2학년때였던가? 기차통학을 했던 나는 방학을 앞둔 무더운 여름 토요일에 초만원인 3등칸 객차에 간신히 올라타 어른들 틈바구니에 끼여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점심도 굶은 채 기차를 1시간 20분이나 타야만 했었는데 토요일은 거의 어김없이 내가 내려야하는 기차역까지 꼬박 서서 가야만 했다.



3등칸보다 한등급이 높은 2등칸 객차의 의자에는 하얀 시트가 걸쳐져 있었는데 금발을 가진 내 또래의 백인 아이 하나가 2등칸에서 나와 열차 승강구에 끼여가는 우리들을 보며 참으로 안됐다는 표정으로 무덤덤한 시선을 날리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 소년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



배낭여행을 다니며 내가 그런 시선으로 후진국 사람들을 본 것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여행자들을 모두 엄청난 부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나도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자랐다.



젊었던 날, 우리나라를 찾아온 여행자들을 보며 저들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아서 여행을 다닐 수 있는지 한없이 궁금해했다. 그건 그렇고.....



 

물조차 흐려서 거칠어보이는 바다지만 제법 많은 산물을 어민들에게 선사해주는 것 같다.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것은 자연의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맡아놓은 임자가 없다는 것은 우리 인간들에게 행운이나 마찬가지다.



ㄱ장로 부자는 정답게 걸어가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듯 했다.



나는 일부러 뒤쳐져서 걸었다. 바닷가에 신당이 있었다.



여기 사람들도 미신을 많이 찾는듯 하다. 어쩌랴? 그들의 믿음인 것을.....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