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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성화(聖化) 5

by 깜쌤 2018. 2. 14.


포항인근의 산골짜기 학교에서 2년을 보낸 뒤 나는 포항제철(이제는 포스코라고 부릅니다만) 부근의 학교로 전근을 갔습니다. 공업단지를 끼고 있는 학교여서 주위 환경은 한없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집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되어 한결 좋았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제법 잘 가르치는 선생으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그때 이미 교직 경력 12년차가 되기 시작했으니 중견교사 티를 내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던 것이죠.


나를 의도적으로 차별하고 골탕을 먹이던 두분의 교장선생님과도 헤어지게 되었으니 천만다행이기도 했습니다. 행정실(한때는 서무실이라고 불렀습니다)이 없던 시절이라 학교안에서 경리업무를 맡고 있던 나는 규정대로 학교장 출장비를 계산해드렸는데 거기에 마음이 잔뜩 상한 학교장이 수업시간에 뒷문을 확 열어제끼고 들어와서 수업에 열중하고 있던 나를 째려보던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새롭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자면 밑도 끝도 없으니 생략하는게 낫겠지요.


나는 매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습니다. 기차로 출퇴근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학교 형편으로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조금 더 편하기도 했습니다. 경주와 포항 사이에는 시외버스가 거의 5분 간격으로 연결되던 시절이었으니 출퇴근하기에는 그저 그만이었습니다. 문제는 버스비였지만 말입니다. 



 

그 시절부터 자가용 바람이 불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운전면허증을 따고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출근하기만하면 오늘은 어느 선생님이 방금 뽑은 새차를 몰고 왔다더라하는 소식이 교내 뉴스가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나는 승용차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워낙 책을 좋아하는 성격이었기에 환경오염과 자연보호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가까이 하고 있었고 시사주간지 TimeNewsweek를 꾸준히 구독해보고 있었던지라 선진사회의 변천모습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 원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전거의 효용성과 유럽을 수놓는 초고속열차의 등장, 환경오염의 무서움과 환경파괴에 관한 기사를 많이 보았기에 자동차의 유행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친환경을 추구하는 시대가 다가오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에 대중교통의 이용을 강조하고 환경파괴의 무서움을 이야기하는 단원들이 수없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부터 앞장서서 대형 승용차를 구입하는 것이 조금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선후배 선생님들이 자동차를 구입해서 자랑스럽게 타고 다녔지만 나는 꾸준히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 한번씩은 신호등에 걸려서 한참을 대기하기도 했는데 직행버스 주위를 승용차들이 가득 둘러싸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아!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에 복을 주셔서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좋은 승용차를 몰고 다닐 수 있게 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운전하는 분들에게 복을 주시기 바랍니다. 가정에 돌아가면 어떤 이는 가장이 될 것이고  어떤 이는 귀한 자녀들이 될 것이니 지켜주시고 살펴주시며 안전운행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예전의 저같았으면 그런 생각이 들 리가 없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틀림없이 이런 생각을 하며 남을 미워하고 심지어는 저주를 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천한 표현을 그대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저런 인간들은 도대체 뭘 해서 저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니지? 탈세나 하고 바가지나 씌우며 남들 등골빠지게 일하는데 똥폼이나 잡고 놀러다니는 더러운 개새끼들은 다 뒈져버려라."



예쁘고 날씬한 여성들을 볼 때면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가씨들이 저렇게 세련되고 예뻐지게 하시니 참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모두들 귀한 생명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아름답고 멋진 인생을 살도록 해주십시오. 차량을 운전하는 여성들을 특별히 사랑하셔서 모두들 사고없이 귀가하게 하시고 성범죄들이 사라지게 하시며 모두가 안전하고 복된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켜주십시오."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보는 시각도 점점 변해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부를 못하고 말썽을 부리는 아이를 보면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하나님, 저 아이들을 제가 더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한생명 하나하나가 모두 귀한 어머니 뱃속에서 열달간 보살핌을 받다가 아이 엄마가 배 아파가면서 나은 소중한 생명들이니 공부를 조금 못한다고 해서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게하시고 특히 우리 여학생들을 사랑해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여성들이라고 해서 차별당하지 않게 하시고 인격적인 대접을 받으며 성폭력과 성범죄없는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게 해주십시오."


제가 성인군자는 아니지만 남을 긍휼히 여기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점점 자라나서 마음 가득히 채워져나가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확실히 저는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예전의 저와는 완전히 다른 또다른 제 모습이 만들어져 가고 있었던 것이죠.



              <이 영화의 포스터는 글속의 특정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야동이라는 말은 다 아시리라 믿습니다.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없이 누구나 다 쓰는 '야동'이라는 말은 아마도 "야한 동영상"이라는 말의 줄어들어서 생긴 낱말일 것입니다. 제가 예수님을 만난 것이 30대 초반의 일이니 그때만 해도 야한 동영상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그 흔한 인터넷이 아직은 등장하기 전이었기에 남녀간의 성관계를 담은 사진이나 비디오 테잎, 그리고 녹음 테잎같은 것이 어른들 사이에 은밀하게 돌아다녔습니다.


골목마다 존재했던 비디오 가게에서는 야한 장면이 담긴 영화나 비디오 테잎을 어른들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은 돈에 눈이 어두워 청소년들에게 빌려주기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여관이나 호텔같은 곳에서는 방에 걸어둔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도록 그런 비디오를 틀어주기도 했습니다.


저도 당시에는 아직 젊었던 때였기에 그런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한번은 숙직 근무를 하면서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온 테이프를 재생시키다가 제목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그런 지저분한 내용들로 가득한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질겁을 하고 꺼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으로 간사해서 나도 이제는 알것 다 아는 어른이라는 핑계를 대어가며 이어지는 장면을 조금 보다가 본격적인 내용이 나오기전에 꺼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일을 전후로 하여 참으로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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