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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성화 (聖化) 1

by 깜쌤 2017. 12. 26.

1987년 11월 6일부터 나는 병가를 사용했습니다. 병이 갑자기 나아버렸으니 병가를 취소하고 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싶었지만 한두 주일 정도 쉬고 올라오라며 배려를 해주셨기에 염치 불고하고 푹 쉴 수 있었습니다. 11월 7일에는 대구 신일전문대학에서 치러지는 공무원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시골에서 초등학교 선생을 하며 평생을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초라해 보였기에 다른 힘 있는 공무원으로 전직을 하기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해왔었으니 시험을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시험을 보고 경주로 돌아오는 길에 고속버스 안에서 학모님 한분을 만났습니다. 몇 년 전에 가르쳤던 학생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단번에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좌석을 옮겨 함께 앉아 제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해드렸는데 그분도 역시 마찬가지로 몸소 겪은 이야기를 꺼내시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췌장암(어쩌면 간암 인지도 모릅니다) 수술을 받고 치료차 대구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길고도 긴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경주에 도착해서 다방에서 커피를 나누며 나머지 이야기를 다 들었습니다.

 

학모님은 암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는데 병원에 입원을 했을 때는 이틀(2일) 안에 죽을 수밖에 처지에 몰려있었다고 합니다. 유서를 써놓고 수술을 받았는데 생존 가능성 10퍼센트의 낮은 확률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어린 삼 남매와 남편이 눈에 밟혀기에 그냥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억울한 생각이 들어 하나님께 매달려 참으로 많은 기도를 드렸다고 하셨는데 지금까지 거뜬하게 잘 살아계셔서 믿음의 동역자로 함께 같은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막다른 처지에 몰려서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듯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누구에게나 한두 번은 다 기회를 주시며 하나님 곁으로 오라고 부르시는가 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건강상의 문제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재물의 문제로, 또 어떤 이들에게는 자녀의 문제 같은 것으로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소중한 기회를 놓쳐버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일반적이고 흔한 기회는 주위의 아는 분이나 친구 혹은 친지를 통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우연히 만난 사람들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해보시라고 권함을 받는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 같습니다. 사실 건강을 상하고 나서 하나님을 찾거나 사업이 다 망하고 나서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은 사고뭉치 문제아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선생을 했기에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살면 어떤 복이 있는지를 자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해서 누구나 다 우등생이 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도 가슴 깊이 새겨듣는 학생은 드문 법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코웃음을 치며 공부 그까짓것 정도는 잘해봐야 기껏해야 선생이나 공무원 정도밖에 못한다며 냉소를 날리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처음부터 학교생활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를 못해서 범죄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합니다. 기회는 균등하게 주었지만 본인이 스스로 날려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정작 훌륭한 사람들은 한번 들은 복음을 기억하여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고 예수님을 엽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학생들로 말하자면 성실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공부에 매진하여 우등생이 되는 사람들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해 11월 8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날도 대구에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시험을 다 본 뒤 친구를 만나  제가 겪은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냥 신기하다는 정도로만 받아주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어떤 사람은 감격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냉소를 날리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11월 16일부터 나는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한달간의 병가를 얻었지만 반납하고 근무하기로 했던 것이지요. 병이 다 나아버렸으니 쉴 이유가 없었습니다. 15일 저녁에는 관훈 클럽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토론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를 지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모른다면 불쌍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분들 입장에서는 우리 같은 서민들을 '개돼지' 정도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천국을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은 코웃음을 칩니다. 저는 병가를 취소하고 학교로 돌아가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12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깡패 생활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천국과 지옥을 보고 나서 회심하여 자기가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러 다니던 박영문이라는 분이 제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박영문이라는 분이 어떤 사람인지 까맣게 몰랐습니다. 그분은 1986년에 하나님을 처음 만난 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보다 1년 전에 회심을 한 것이죠.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이 그런 분이 온다며 이야기를 해주어서 알았습니다. 병가를 취소하고 학교로 돌아갔기에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바닷가 교회의 전도사님 내외분과 교인 몇몇 분들이 박영문씨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봉고차를 타고 밤중에 영해(경북 영덕군에 있는 작은 읍입니다)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게 어느 교회였는지는 정확하게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교회 내부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 밤에 나는 한도 끝도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슨 눈물이 그렇게 많이 솟아났는지 모릅니다. 성경속에 기록된 말씀들과 박영문 씨의 간증이 다 믿어지기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나처럼 죄 많은 인간도 한없이 사랑해주신다는 강한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천국이 실제로 존재하며 지옥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 믿어지자 온몸에 전율이 몰려왔습니다.

 

크리스천들이 흔히 말하는 은혜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다시 태어났고 하나님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으며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로 깊이깊이 믿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하는 그런 고백은 기적을 체험한 후 수없이 되뇌었던 것이었지만 가슴 깊이 파고들어 눈물을 철철 흘려가면서 고백해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나는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부드러워지고 점잖아지며 마음씨 자체가 변화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제 마음 깊은 곳에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님께서 자리잡기 시작한 결과였습니다. 미움과 원망과 시기심이 제일 먼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변화해가는 과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글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제가 하나님을 만났던 바닷가 교회에서 경주로 내려오는 길에 찍은

도로가의 풍경들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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