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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내성천 연가 3

by 깜쌤 2017. 11. 23.

계단을 오르자 작은 정자가 나타났다.

 

 

 정자 옆에는 오랜된 버드나무가 심겨져 있었다. 강변에서 가져온 것일수도 있겠다.

 

 

놋점 마을 옆 내성천에는 굵은 버드나무가 참 많았었다.  

 

 

버드나무 밑에는 붕어도 갈겨니도 피라미도 제법 많이 놀았다. 돌멩이가 있는 곳에서는 징거미새우도 살았었다.

 

 

마을 옆을 흐르던 실개천으로 연결되는 인공하천을 새로 손본듯 하다. 

 

 

원래 이쪽으로는 밭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정자가 있는 언덕에서 방금 내가 걸어온 길을 되살펴 보았다.

 

 

이제 나는 잘록하게 내려앉은 저 고개를 넘어가보려는 것이다.

 

 

마을은 다 사라지고 캠핑을 할 수 있는 야영장 공간만 남았다.

 

 

이런게 개벽이 아니고 무엇이랴?

 

 

정자에서 내려온 나는 쉼터를 향해 걸었다.

 

 

오토캠핑장에는 숙박시설도 제법 갖추어져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오토캠핑장 홈페이지를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정식으로 개장을 한것 같지도 않다.

 

 

캠핑카까지 세워져 있었지만.....

 

 

자전거를 가지고 한번 가보려고 마음먹었지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말았다.

 

 

내년 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겠다.

 

 

나는 산허리에 길게누운 도로로 올라갔다.

 

 

온산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노란색 꽃들이 언덕에 소복했다.

 

 

도로에 올라오자 캠핑장 모습이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골짜기가 그런대로 길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으로 이어지는 골짜기에는 천수답이 조금 이어져있었으리라......

 

 

친구의 형님이 그 골짜기 안에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한번씩 추억을 찾아 가신다고 했다. 아래 위성 지도를 보기로 하자.

 

 

 

빨간색 점 : 무섬마을

노란색 점 : 미림마을

초록색 점 : 놋점 마을이 있었던 곳 - 현 오토 캠핑장

어두운 녹색 점 : 금강마을(예전 금광리)이 있었던 곳

옥색 점(밝은 하늘색) : 예전 평은역이 있던 곳

분홍색 점 : 예전 초등학교가 있던 곳 기프실(깊은실) 마을

작은 점들 : 그날 내가 걸었던 길 

 

지도를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댐은 미림마을과 놋점 마을 사이를 흐르는 내성천 위에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2008년에 찍은 위성사진을 보기로 하자.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나타날 것이다. 당시의 위성사진 모습을 보면 강에 고운 모래가 가득했음을 알 수 있다.

 

 

실개천의 모습은 예전 장소에 그대로 흐르도록 놓아둔 것 같다.

 

 

모퉁이를 돌아서면 터널이 나올 것 같다.

 

 

  옛날에는 저 터널 위로 가느다란 오솔길이 나있었다.

 

 

나는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 길지도 않은 터널이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광활하게 이어지는 호수가 나타났다. 경치하나는 멋지다.

 

 

얼마전보다는 수위가 낮아진듯 하다.

 

 

수위가 지금보다 더 높았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저 멀리 산을 깎아낸 곳 물속에는 내가 살았던 마을이 잠겨있으리라. 

 

 

 기차역은 옮겨와서 맞은 편 산위에 세워놓은듯 하다.

 

 

너무 허무했다.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도로가로는 가을벌레 소리가 조금 남아있었고 아직도 모진 생명을 이어가는 잠자리 몇마리가 도로에 앉았다가 어쩌다가 한번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에 화들짝 놀라 날아오르곤 했다. 

 

 

왼쪽 산허리엔 버섯이 많았다. 초등학교 시절 동네 형들을 따라와서 야생 싸리버섯과 송이를 본 기억이 아직도 또렸하다. 

 

 

나는 다시 돌아나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가지고 왔더라면 좋았을뻔 했다.

 

 

이명박 정권때 자전거를 기차에 마음대로 실어줄듯이 이야기를 하고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벌써 십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아직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접이식 자전거를 한대 구하면 되겠지만 서민 입장에서는 그런것 하나도 호락호락하게 장만할 처지가 못된다. 

 

 

 싸리나무가 단풍이 들면 이렇게 아름답게 변신할 수 있는지를 예전에는 미쳐 몰랐다.

 

 

구절초인지 쑥부쟁이인지는 몰라도 도로 틈바구에 뿌리를 내린채 모진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걸 보면 나도 참 무식한 놈이다. 구절초와 쑥부쟁이도 구별 못하고 사는 주제에.....

 

 

참으로 무식한 내 주제에 스스로 똑똑한 줄로 착각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그렇게 무식하게 살아온 날들이 도대체 얼마나 많았을까?

 

 

나는 댐에서 흘러내린 물을 살펴보았다. 물! 생명의 물! 생명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생물을 물속에 잡아넣는 어리석음을 범하며 지금껏 살아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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