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길거리에서부터 우리가 묵었던 호텔로 들어간다면 대강 이런 순서가 될 것이다. 먼저 토스토예프스키 동상이 있는 거리 부근에서부터 걸어간다고 치자. 호텔 앞에 도착해서 돌아선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바로 위 사진처럼 된다. 저쪽에 보이는 종탑에서 걸어왔을 경우 호텔(이 정도를 호텔이라고 해야하나?) 정문은 바로 아래처럼 된다.
한쪽문만 살짝 열어둔 철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짧은 터널처럼 생긴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네모난 공간을 만나게 된다.
사방은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 호텔 로비는 왼쪽으로 돌아서 5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Kross라고 써놓은 곳 바로 밑을 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지하 계단 바로 너머에 객실 출입구가 존재한다. 여긴 반지하로 내려가는 곳이다.
벽화처럼 보이는 그림 바로 오른쪽 옆에 검은 철문이 보일 것이다.
여기가 객실 입구다.
평소때는 문이 항상 닫혀있다. 카드를 갖다대면 문이 열린다. 당연히 카드는 체크인하고 난 뒤 카운터에서 받아야한다.
문이 열리면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고 나서는 반드시 문을 닫아야한다.
이제 계단을 걸어올라서 객실로 가는 것이다. 시설 수준이 어떤가? 후지다고? 그렇다. 그렇게 느껴야 정상이다. 우린 이런 싸구려에서 묵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여성여행자라면 돈을 더 쓰고 더 좋은 호텔에 묵기 바란다. 그게 안전하다. 최상의 방법이기도 하고....
우리는 위에서부터 걸어내려와 외출준비를 마쳤다. 나무 한그루 없는 안마당에 내려왔다.
입구 철대문 안쪽에 호텔도 있고 다른 가게도 몇 개 있다고 보면 된다.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는 나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건물은 낡고 우중충하다.
이제 철대문을 향해 거리로 나간다.
길거리로 나왔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다.
지하철 표지판을 찾으셨는가?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철을 타는데 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느냐고? 러시아에서는 그런 곳이 제법 많았다.
지하철 입구가 건물안에 숨어(?)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안내표시를 봐가며 찾아가야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그나마 영어표시판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출입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1호선을 탈 생각이다. M1이 1호선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왼쪽 하단 끝에서 3번째 역이 ABTOBO역이다. 영어로는 AVOTOVO다. 오늘의 첫번째 행선지는 거기다. 현재 우리 위치는 사진 중앙부에 커다란 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00미터 정도는 내려갈 모양이다. 엄청 깊다.
M1 표시가 보이는가? 시키는대로 가면 된다. 어딜 가느냐고? 오늘 우리들의 행선지는 여름궁전이다. 에르미타쥬 박물관의 중심건물은 겨울궁전(冬宮 동궁)이다.
안내표시판을 따라 한참을 걸어갔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역이름을 확인해두었다. ABTOBO ! 영어로는 AVOTOVO!
그런 식으로 확인해가며 걸어야한다. 그래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키릴문자로 영어로 바꾸어 읽어본다. 아마 블라디미르스카야일 것이다. 다시 또 ABTOBO 역이 있는지 재확인해두어야 했다. 다행하게도 있다.
지하철 열차가 들어온다. 우리는 승강장 한가운데로 물러나와 있다. 재수가 더럽게 없을 경우 극우 인종주의자들이 황인종을 노란 원숭이 정도로 여겨 열차쪽으로 냅다 밀어제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타고 가서 ABTOBO역에서 내렸다.
"우와! 대리석 기둥 좀 보소!"
엄청 웅장하고 화려하다. 눈이 휘둥그렇게 떠질 지경이었다.
"이게 궁전이야? 아님 지하철 역이야?"
압토보역이 틀림없다. 내리고 난 뒤에도 바르게 내렸는지 반드시 확인해두어야한다니까..... 그래야 실수를 안한다니까.....
출구를 찾아걷다말고 돌아섰다. 승강장 끝머리에 있는 웅장한 벽화를 보았기 때문이다.
"아니! 저게 도대체 뭐지?"
나는 궁금증을 안고 가까이 걸어가보았다.
혁명사상을 고취하는 듯한 멋진 모자이크 작품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러시아인들인지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인지는 모르지만 백인들도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마다 그림이 다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지하철 벽화만을 탐방하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들었다.
기념촬영을 끝낸 뒤 출구를 향해 걸었다.
한쪽 끝은 벽화였으니 반대쪽이 출구가 되는 것은 상식이다.
벽면에 붙은 역이름 표시조차도 예술품이다.
이렇게 세련된 기차역 표지판은 처음보는 것 같다.
지하철을 탈 때 구입한 동천처럼 생긴 코인(=제톤)을 넣으면 나갈 수 있다. 대구시내 지하철 코인을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코인 판매소도 정말 아름답다.
당연히 자동판매기도 있다.
동전이 있다면 눈치로 때려잡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까 염려안해도 된다.
그게 안되면 창구에서 사도 된다.
이제 출구까지 다 왔다.
지하철 역 천장 돔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가?
밖으로 나왔더니 꽃집이 우릴 반겨주었다.
방금 우리가 빠져나온 지하철 역이다. 건물의 아름다움을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와! 쥑인다!"
영어로는 AVOTOVO라는 사실도 반드시 기억해두자.
멋없는 각진 건물들이 즐비했다.
미니버스인가보다. 우리는 타고갈 버스를 찾아야만했다. 방향을 확인해보니 맞은편에서 타야할 모양이다.
지하도를 사용해서 맞은편으로 건너 올라갔다.
자, 이제 여름궁전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야한다.
300번 버스가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다른 번호를 가진 버스다. 저 버스도 가긴 간다고 하던데....
"그게 어디 있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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