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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몽환의 세계-호이안 야경

by 깜쌤 2017. 5. 3.

 

파도가 강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물안개가 일어나면서 대기중에 냉기가 흘렀다.

 

 

해변은 청소를 자주해서 그런지 매우 깨끗했다.

 

 

이런 날에도 벌거벗고 해먹에 매달려 망중한을 즐기는 백인 청년의 강인한 체력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전거를 타고 북쪽을 향해 달렸다.

 

 

조금 더 올라가자 길가에 멋진 리조트가 나타났다.

 

 

해변에 있는 한적한 리조트에 머물면 운치가 넘쳐나지싶다.

 

 

나야 뭐 가난한 배낭여행자니까 한푼이라도 아끼는게 중요하니 리조트에 머물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꿈도 꾸지 않는다.

 

 

제법 고급스러워보이는 리조트를 뒤로 남겨두고 다시 거리를 달렸다.

 

 

4차선 도로가 북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해변으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이 보이길래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보았다.

 

 

야자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자유롭게 자전거를 세워도 좋다는 말은 영업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말이리라. 바닷가에 있는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자유롭게 세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자기 집에 와달라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다.

 

 

자전거를 세워두고는 사진을 찍어두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해변은 한적했다. 1월에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이는 열대지방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 아니던가?

 

 

해변의 폭은 좁았지만 사람이 적으니 그게 장점이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바닷물에 손도 담그어보지 않았다.

 

 

파도도 제법 거칠었다.

 

 

나는 바다가 그대로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손님은 거의가 백인들이었다. 나는 그들 틈에 끼어들어 커피를 주문했다.

 

 

가게 주인은 커피도 팔고 가벼운 옷가지도 팔았다.

 

 

한참을 쉬다가 자전거를 타고 다시 시내로 향했다.

 

 

기분좋은 하루다. 시내로 오다가 야시장 위치를 확인해두고 왔다. 조금 쉬었으니 이젠 외출 준비를 해야한다.

 

 

호텔 입구에 정성들인 제상(祭床)을 차려 두었다. 보름을 맞아 그러는지도 모른다. 가만히 확인해보니 오늘이 열나흘날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젊은이들 말로 득템한 것이다.

 

 

음력 14일 밤에는 구시가지에 등축제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책을 보고 알았는데 기가 막히게 때맞추어 찾아온 셈이다. 거리 분위기가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구시가지를 향해 걷고 있었다. 

 

 

 곳곳에 불이 켜지면서 전통거리가 그 모습을 슬슬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자동차 출입금지구역이다.

 

 

경주중심가도 차없는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유명하다는 호이안의 등불이 가게에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현지인들보다는 백인들이 더 많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백인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구시가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표를 사야했다. 거금 12만 5천동이다. 우리돈으로 쳐도 6250원 정도의 금액이니 작은 돈은 아니었다.

 

 

큰 도로로 돌아가면 돈 안내고도 입장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돈 아끼려고 양심까지 팔 일은 아니었기에 기꺼이 돈을 내고 표를 샀다.

 

 

일단 강변까지 나가보기로 했다.

 

 

강변에는 배가 떠있고 온갖 장사치들이 그 위에서 손님을 끌고 있었다.

 

 

물색깔이야 어떻든 분위기는 재미있게 변하는 중이다.

 

 

저녁 8시가 되면 모든 전등이 꺼진다고 한다.

 

 

강변에 늘어선 가게마다 사람들이 넘쳐났다.

 

 

호이안의 밤이 이렇게 뜨거울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어찌보면 지금 베트남 관광은 태국만큼 유명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계가 다 인정할 정도로 물가가 싸고 사람들 순박하고 거기다가 여자들까지 예쁘니 응큼한 녀석들부터 온갖 부류의 인간들이 다 몰려들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나는 뱃전으로 올라갔다.

 

 

저녁부터 먹어야했으니까.....

 

 

볶음밥 한그릇은 3천원 수준이고 음료수는 1,200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이정도 물가는 베트남 전체 물가를 가지고 대비하여 보았을 때 매우 비싼 수준이다. 사방의 불이 꺼질 시간이 되었다.

 

 

이제부턴 낭만을 즐길 시간이다. 

 

 

포도주나 맥주를 한잔 하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러니 음료수로 기분을 내어야만 했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나서는 다시 거리로 내려왔다.

 

 

날이 밝은 뒤에 다시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밤풍경은 환상적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거리 분위기를 달구어 주었다.

 

 

때맞추어 하늘에도 둥근 달이 떴다.

 

 

거리는 화끈하고 하늘은 교교했다.

 

 

아무래도 백인 청년들은 살판 만난듯 하다.

 

 

거리에 가만 서있기만해도 인파에 떠밀려 이리저리 흘러갈 것 같았다. 

 

 

거리에 떠 있는 등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알록달록한 등불이 사람을 몽환의 세계로 이끌어가는것 같았다.

 

 

마치 색깔로 가득찬 동그란 꿈을 꾸는듯 했다.

 

 

여긴 등불의 세계였다.

 

 

치안을 위해서인지 골목에는 꼭 필요한 전등을 켜두기도 했다.

 

 

우린 될 수있는대로 큰 길을 골라 걸었다.

 

 

호텔로 돌아가야했다.

 

 

분위기에 취해 늦게까지 길거리를 헤매고 다닐 나이가 아니었다.

 

 

우린 천천히 걸어 호텔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색색 등불 가득한 꿈나라로 들어갔다.